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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사람이 편안한 사회… 괴짜도 있는 사회가 보통사회”
-영화 ‘보통사람’서 기자역 김상호
신념 꺾으려는 자들에 자존심 맞불
배역 소화 위해 가발 쓴 건 처음


김상호<사진>는 영화 ‘보통사람’에서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에서도 할 말은 하는 진정한 언론인 추재진을 맡았다. 상식 없는 시대를 안타까워하며 진실을 찾아 해매는 기자 역을 잘 보여주었다.

그는 “추재진이 두 발로 버티고 서있을 수 있는 힘은 신념이다. 그는 신념을 꺾으려는 자들에게 꺾이지 않으려는 자존심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영화 ‘모비딕’에서도 기자를 맡은 적이 있어 좀 더 깊이와 넓이가 생긴 것 같다”면서 “감독(김봉한)이 기자 출신이라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상호는 추재진이 ‘보통사람’에 잘 녹아들어가는가, 관객이 추재진 캐릭터를 밀어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내 대사중 ‘내가 죽는다는 말을 하지 마라. 내가 쓰러지지 않으면 누가 날 쓰러뜨릴 수 없다’라는 말이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잘 녹아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김상호는 이번 영화를 주인공인 손현주를 믿고 했다고 한다. “현주 형님이 항상 좋은 에너지를 준다”고 했다. 김상호는 사명감이 투철한 추재진 기자역을 소화하기 위해 가발까지 썼다. 이번처럼 길게 가발을 쓴 적은 처음이다. 그는 “가발을 쓰는 건 나를 꾸민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지금까지의 김상호 이미지를 다르게 만들고 싶다고 해 가발을 쓰게됐다. 처음 쓰니까 낯설고 불편했지만 영화 촬영이 끝날 때에는 마치 내 머리처럼 느껴졌다.”

김상호는 ‘보통 사회’에 대해 한마디했다. 다양한 사람이 편안하게 분포돼 있는 사회, 괴짜도 있는 사회가 보통 사회라고 했다.

“과거 우리 엄마는 자식들에게 ‘공부해라’ ‘기술 배워라’는 말만 했지만, 밥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회에 속한 모든 사람이 보통사람이다.”

김상호는 관객에게는 이번 영화는 대의명분보다는 각자의 갈대기(관점)에 뭐가 남든 자기의 이야기로 재밌게 보면 된다고 했다. 김상호는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는 사이비 스님, ‘미씽나인’에서는 기획사 사장 역을 맡는 등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이번에는 주말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과거 연극하시는 분들은 드라마가 예술이 아니라며 피했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나누는 거다. 나는 영화와 드라마가 모두 다 재밌다. 드라마 대본이 16권이 미리 다 나오면 좀 더 심도가 있을 것 같다.”

1992년에 방위로 복무한 후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김상호는 친구의 사촌이 운영하는 플라스틱 생산 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쫄딱 망해버렸다고 한다.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94년 연극배우로 대학로에 포스터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다.

“연극 포스터를 스카치 테이프로 엄청나게 빨리 붙였다. 나는 운이 좋아 좋은 사람과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다. 다른 직업을 해봤지만 능력이 없었고, 밥 벌이는 배우로 했으면 한다. 죽을 때까지 배우로 살고싶다.”

김상호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격의 없이 대화한다. 기자에게도 금세 선배라고 불렀다. 그는 “이야기를 할 때 상대가 부담을 느끼는 게 싫다. 친근해지기 위해 약간의 욕도 섞는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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