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비선진료 재판] “이임순이 실제 대통령 주치의라고 생각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이임순이 대통령 증상 전화로 알려줘”
“서울대병원장 도전하겠느냐고 물어 주치의 사의했다“ 증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서창석(56ㆍ사진) 서울대병원장이 자신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된 순간부터 사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진술한 내용이 24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 병원장은 주치의로 일할 당시 이임순(54) 순천향대 교수가 박 전 대통령의 증상을 전화로 따로 알려줬다면서 ‘이 교수가 실제 대통령 주치의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 교수는 최순실(61) 씨의 주치의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이 교수의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 병원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서 병원장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대통령 주치의로 재직한 뒤, 서울대 병원장에 취임해 비선진료에 연루된 김영재 원장에게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증거로 제시된 서 병원장의 조서를 보면, 서 병원장은 김 전 실장으로부터 ‘지금 대통령 주치의 면접을 보고 있다’는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다. 주치의로 임명된 뒤 박 전 대통령과 대면하며 ‘말씀을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 의아해하던 찰나 이 교수의 전화를 받았다.

이 교수는 “대통령이 만족한다고 연락왔다. 이제야 편안한 주치의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서 병원장이 “선생님께서 저를 추천하셨군요”라고 묻자 이 교수는 답을 하지 않고 “잘 모시세요”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서 병원장은 “이 교수가 박 전 대통령의 증상에 대해 자신에게 직접 연락해 말해줬다”며 “실제 주치의는 이 교수인가보다 생각했다”고 했다.

서 병원장은 또 이 교수가 미얀마와 베트남 대사, 경북대와 충북대 총장 후보자를 추천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조사 결과 이 교수가 최 씨의 부탁을 받아 서 병원장에게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서 병원장은 이 교수의 권유를 받고 서울대병원장에 도전하기 위해 주치의를 사임했다고 특검에 털어놨다. 그는 “이 교수에게 의외의 전화를 받게 됐는데, 서울대병원장에 도전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서울대 병원장 바꾸는게 대통령의 뜻이냐’고 물었더니 이 교수가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해 주치의를 사임하게 됐다”고 했다.

최순실 씨와 이 교수의 친분을 드러내는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최 씨 자택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장모 씨는 “정유라 씨 딸의 돌잔치에 특이하게 외부인으로는 이 교수와 최 씨의 고문 변호사만 참여했다”며 “정유라 씨 딸이 한국오면 이 교수에게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다. 최 씨 수행비서 방모 씨도 “최 씨가 아플때마다 이 교수를 만났다”며 “이 교수로부터 계속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교수가 청와대 관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음을 암시하는 증거도 이날 법정에서 공개됐다. 특검은 이 교수의 주거지에서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시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압수한 이 교수의 수첩에 ‘우병우’ ‘영월지청장’이라고 쓰여있었다고 했다. 특검은 “우병우가 영월지청장으로 근무하던 때가 2002년도인데 10년도 넘은 걸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 씨 부부를 서 병원장에게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며 거짓 증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 원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이 교수를 통해 김 씨를 알게됐다고 밝혔다.

yea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