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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대출 3극화…취약업종국책銀·2금융, 市銀주담대만
비은행 기업여신 100조 돌파
美금리 더 오르면 연체위험 커
산·수·기은, 취약업종 전담
시중銀 점유율 46%대로 ‘급락’


금융권 기업대출이 3극화 양상이다. 은행들이 안정적 수익이 가능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주력하면서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을 극도로 꺼리면서다. 대기업 여신은 국책은행으로, 중소기업 대출은 2금융권으로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비은행예금취급 기관의 기업대출금은 102조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는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회사 등이 포함된다. 흔히 2금융으로 불리는 곳들로, 이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이 100조원을 돌파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2금융권의 연간 기업대출 증가액도 심상치 않다. 2014년 4조6919억원에서 2015년 12조9214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작년에는 19조9747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도 두 달 동안 5조917억원(5.2%) 불어났다.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 3조3798억원보다 50.7%나 많은 규모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을 중심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은행권 기업대출금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84조9103억원으로 83.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에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빌린 돈도 포함된다.

최근 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국내 기업금융시장 동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취약업종 부진 지속,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자금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여신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 기업대출시장 점유율을 2009년 54%에서 2014년 47.5%로 낮췄다.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46.7%까지 떨어졌다.

이 감소분은 고스란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메꾸고 있다. 은행별 대출잔액 비중 추이에서 이들 국책은행들의 비중은 2009년 24.6%에 불과했지만, 2014년 30%를 돌파하며 30.1%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0.5%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고 경기 회복이 더뎌질 경우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2금융권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지난 2월 기준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57%로, 예금은행 기업대출 금리(3.49%)의 두 배를 넘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의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0.73%)은 전달보다 0.01% 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81%)은 0.07% 포인트나 올랐다. 비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상당히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 신용위험 증대 가능성 등에 대응해 개인사업자외 중소기업 부문에 대한 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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