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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보다 도봉순, 아니 박보영…행복했던 8주
힘쎈여자 도봉순’서 괴력의 소녀로
박형식은 꿀 떨어지는 눈빛 장착
둘이 리허설 많이하며 형식을 즐겨


배우 박보영(27)은 귀엽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누구나 다 안다. ‘뽀블리’라는 별칭이 이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박보영이 어른스럽다는 건 잘 모를 수도 있다. 기자는 박보영을 몇차례 인터뷰해봤는데, 그때마다 느낀 것은 나이나 외모(?)에 비해 어른스럽고 성숙하다는 점이다.

박보영은 연예인이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해 말함으로써 성숙함을 보이는 게 아니라 일상과 상식에 대한 이야기로 성숙함을 느끼게 한다. 세월호에 관련된 이야기도 지극히 상식선상에서 화를 낸 거다.


박보영은 인터뷰 할 때도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다. 체구가 작고 어려보여 시나리오도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고 눈치를 본다고 했다.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칭찬을 즐기는 게 잘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박보영은 그런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단 있는 자세를 보인다. 주위에 물어보며 해답을 구하기도 한다.

박보영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타이틀롤인 괴력 소녀 도봉순 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 드라마가 무려 1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대본-연출-연기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성공드라마의 일반적 법칙 외에 한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박보영이 복스러워서이다.

박보영은 남성팬, 여성팬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남녀노소에 걸쳐 사랑받고 있다. 박보영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100%에 가까운 호감이다.

“제가 인복이 좀 많은 것 같아요. 귀엽다, 복스럽다, 흥행보증이라는 말은 감사하고 좋기는 하지만 부담도 되요. 자꾸 그러시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요. 그래서 ‘잘 나와서 좋다. 끝’, 이렇게 해버렸어요.”

박보영은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말에 “실제 성격은 그런 정도는 아니에요. SNS를 안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욱 하는 성격 때문이죠. 하지만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기분 안좋을 때는 기분 안좋다고 하자. 안그러면 못살 것 같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보영은 대체적으로 영화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배역을 하게 된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조금 어두운 역할들을 제법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밝고 긍정적으로 봐주세요. 이상하죠? 드라마를 할 때는 많은 사람이 원하는 캐릭터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을 많이 해요. 어떨 때는 대중이 원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조금 더 욕심내려고 하다가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는 이유가 있지 하면서 바꾸기도 해요. 그런데 ‘도봉순’은 저와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게 다 맞아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박보영은 작품 선택 기준으로 “첫째는 대본, 둘째는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인가”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안정적으로 변할까봐 지금은 최대한 욕심(연기적 시도)을 부려보려고 한다고 했다.

박보영은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부담을 가지는 박형식(민혁)과 지수(국두)보다는 나이도 더 많은 선배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박보영이 이들을 다독인다. 박형식에게는 ‘부담은 누구나 갖는다’, ‘너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모두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작품이다’고 말하면서 다독였다. 박보영은 “본의 아니게 두 남자에게 아는 척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힘이 약한 여성만을 납치하는 유괴범 이야기지만 로맨스가 극을 끌고가는 중요한 장치였다. 사건이 해결된 종반에도 박보영과 박형식은 스킨십을 강화하며 달달함의 케미를 보여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리 두 사람은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점점 현장이 편해지고, 형식이도 그 자체로 즐기더군요. 형식이는 민혁이 자체가 된 것 같아요. 현장에서 우리 둘이 쉴새 없이 말하는 걸 스크립터가 보고 둘이 사귀는 게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둘 다 일에 충실했어요. 근데 형식이의 눈빛이 좋더라고요. 꿀 떨어지는 눈빛, 기본적으로 꿀이 장착돼 있더군요.”

박보영은 ‘도봉순’이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자연인과 배우의 삶이 서로 균형이 맞았는데, 지금은 배우의 삶에 치중됐다고 한다.

“원래 사람이 많은 곳에 어렵지 않게 다녔어요. 가게에서 물건 사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일이 재밌어요. 특히 비오는 날 버스 타고 창밖을 관찰하는 게 좋아요. 사람들이 부지런히 살고 있구나 하는 걸 느껴요. 소소한 일상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체구가 작아 고마울 때도 있어요. 모자를 쓰고 시선을 내리깔면 제 얼굴이 잘 안보여요. 재밌어요.”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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