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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26년만에 세상에 나온 ‘미인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18일 일반 대중 앞에 공개된다. 위작논란이 시작된 1991년 3월 ‘움직이는 미술관’에서 ‘미인도’가 선보인 것이 마지막이니 26년만이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지난 2월 오는 18일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소장품 전: 균열’을 통해 천 화백의 ‘미인도’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공개에 대한 미술관측 입장은 변함 없다. 진위논란 이후 작가와 유족의 뜻을 존중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 12월 검찰이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결론을 내린 만큼 주저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인도 위작 논란에 대한 이성적ㆍ학술적 접근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최근 이우환 화백의 경우처럼, 위작판단에 있어 작가의 의견을 100% 수용하는게 맞는가에 대한 새로운 논의도 시작될것으로 보인다.

‘균열’전 공개를 며칠 앞둔 13일,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 준비로 분주했다. 과천관 2층을 사용하는 이번 전시는 천 화백의 미인도 외에도 백남준, 이불, 강영숙 등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 100여점이 선보인다. 미인도는 다른 작품과 달리 구역을 나누어 전시한다. 현재까지 쟁점과 논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아카이브 성격을 띈다. 미인도 공개에 대해 유족 측이 사자명예훼손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는 데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이 허락하는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다.

미술관측 관계자는 “미인도는 별도의 섹션이나 방에서 선보이진 않으나, 특수 제작한 케이스로 벽부에 부착한다”고 말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돌발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18일엔 경비인력 충원까지 고려하고 있다. 공개를 앞두고 긴장감이 상당하다.

‘균열’전은 전시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이어진다. 기존 체계와 사고에 균열을 가하며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숨겨진 것을 드러내려 노력한 작가들을 조망한다는 게 기획 의도다. 천 화백의 미인도도 이같은 맥락에서 공개된다. 광장에서 마녀사냥이 아닌, 활발한 토론이 있는 공론장에서 작품의 진위를 가려내는 시스템과 절차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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