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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영 드라마 ‘김과장’서 서율役…2PM 멤버 이준호]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유발 위해 ‘먹쏘’됐죠”
권력욕 표현 위해 2~3개월 ‘일일일식’
촬영장선 혼자놀기-회식땐 혼밥 자청
연기 5년만에 주도적 캐릭터 첫 도전

‘추부장’ 김원해 선배 생활연기에 감동
2PM 日서 인기 이유는 나이스함?

이준호(27)는 아이돌그룹 2PM 멤버이자 연기자로 차근차근 성장해 이제는 꽤 괜찮은 배우가 됐다.

얼마전 종영한 KBS 수목극 ‘김과장’은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로 남궁민(김성룡 과장)이 큰 역할을 맡았다.

이준호는 드라마 시작전에 제작진으로부터 “분량이 별로 없을 거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했다. 하지만 중반이후부터는 분량과 비중이 매우 큰 인물이 됐다.

“나는 주인공과 대립되는 캐릭터라 쉽게 코믹 요소를 가져갈 수 없었다. 박영규 선배가 무게감을 끝까지 가져가라고 나에게 말해주셨다. 나도 코믹 대열에 동참해 까불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아쉬웠고 외로웠다.”

배우 생활 5년차인 이준호는 10년차 아이돌그룹 2PM의 멤버다. 그는 얼마전 종영한 KBS 수목극 ‘김과장’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맡으면서 될성부른(?) 연기자로 차근차근 성장해 가는 중이다.

서율 이사를 맡은 이준호는 처음에는 박현도 회장(박영규) 밑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악역이었다가 나중에는 박 회장이 나쁜 짓을 저지르는 광경들을 목격하고 착한 역할로 바뀐다.

“서율은 어려서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싸가지가 없고 독선적인 엘리트였다. 하지만 서율이 왜 괴물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박 회장이 시키는 쓰레기 짓을 하다가 환멸을 느끼면서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고, 나와 딴 세계에게 사는 윤 대리(남상미) 앞에만 서면 멍뭉이 처럼 꼼짝 못했다.”

그래서 이준호가 서율 캐릭터가 완전히 구축되기 전 했던 작업이 ‘먹쏘(먹보 쏘시오패스)’였다. 한번 먹으면 3~4시간 먹었고, 토할 뻔 한 적도 있었다.

“‘먹쏘’가 된 것은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함이다. 초반부터 서율에 대해 ‘언더커버 아니야?’ ‘원래 착한 애 아냐?’ 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었다. 식탐 있는 악역을 맡기 위해 두세달 동안 ‘일일일식’을 했다. 먹는 것은 권력에 대한 야망이나 탐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밥을 먹는 게 어려운데, 서율은 혼자 먹는 걸로 자신의 캐릭터를 거침없이 표현했다. 김성룡 과장도 의인이 돼가는 과정이 거창하지 않듯이 서율도 그와 비슷하게 캐릭터가 바뀌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서율은 어떻게 악인에서 선인이 됐을까?

“대하드라마라면 캐릭터 성격을 바꾸는 게 가능한데, 미니시리즈에서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렇게 진전되지 않으면 극이 흘러가지 않게 돼 있었다. 감독과 작가님이 서율은 완전 악인이 아닌 걸로 만들었다. 매력있는 악역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연인 케빈 스페이시가 악역인데도 정치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응원하게 되는 것을 참고했다.”

이준호는 서율 캐릭터를 유지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심지어 회식때도 말수를 줄였다.

“서율은 대화 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고, 혼자 있을 때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의 말도 잘 안 들을 것 같고. 그래서 싸가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서늘한 카리스마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준호는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력자나 단역을 주로 맡았지만, 주도적인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분에 넘치는 캐릭터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아 연기해온 것 같다. ‘김과장‘에서는 그전에 보고 배운 것들을 풀어낼 수 있었다. 여러 장르를 한 것 같다. 조 상무를 납치한 것은 싸이코패스 호러, 남궁민 형을 까칠하게 괴롭히고, 짝사랑도 하고… 재미있었다.”

이준호는 직장 드라마를 통해 느끼는 게 많다고 했다. 박 회장 같은 악덕 CEO는 여전히 존재하고, 이를 응징하는 부하직원 이야기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감이 있다고 했다.

“사실 서율이 김과장을 안잘랐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아마 실제라면 4회만에 김과장은 잘리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도 김과장 같은 인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준호는 많은 선후배들의 연기를 봤지만, 추부장으로 나온 김원해 선배를 보고 특히 놀랐다고 했다.

“추부장님이 마지막에 우울해보였다. 겹치기 촬영때문에 힘들어요 라고 물었더니 ‘아니 나 해고당했잖아’라고 말했다. 평상시 생활을 녹여내는 연기가 기가 막힐 정도였다.”

이준호는 10년차 2PM그룹의 멤버이자, 5년차 배우다. 투피엠은 일본에서 활발한 무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투피엠이 일본에서 인기 좋은 이유에 대해 “나이스(nice)함?”이라면서 “공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할 것이며, 남은 투피엠 멤버와 열심히 무대에 오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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