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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짝 1위’ kt의 ‘커피매직’
-김진욱감독 기다림 리더십 ‘빛’
-마운드 안정-철벽 수비 뚜렷

순위표 최상단에 kt위즈가 자리해 있다. 이게 과연 실화인가 싶다. 2013년 창단 이후 2015년에 본격적으로 1군 페넌트레이스에 합류한 ‘3년차’ 막내가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선두에 나선 것이다. kt는 개막 후 8경기서 7승 1패로 고공행진 중이다.

kt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0개 구단 중 최약체로 꼽혔다. 지난 시즌에는 팀 타율(0.276)과 평균자책점(5.92)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베어스(93승50패1무)에 무려 39.5경기 차 뒤진 53승89패2무로 시즌을 마쳤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조범현 감독의 뒤를 이어 김진욱(56ㆍ사진=연합뉴스) 감독을 새로이 사령탑에 앉혔다.

김진욱 감독

국내 야구팬이라면 김 감독을 뜻하는 대명사가 ‘커피감독’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루에 30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 해서 붙여진 그의 별명이다. 김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2011.10~2013.11) 기다림과 믿음이라는 리더십을 발휘해 무명에 가까웠던 유희관을 국내 정상급 좌완 선발로 끌어올린 바 있다. 그가 부린 첫 번째 매직이었다. 이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더니 3년여 만에 현장에 복귀하자마자 kt의 약점을 개선하며 두 번째 매직을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마운드의 안정과 견고해진 수비다. kt는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015시즌 5.56, 2016시즌 5.92로 2년 연속 가장 높았다. 경기 운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볼넷도 많았다. 최근 두 시즌 577개, 560개로 경기당 4개꼴이었다.

올 시즌 kt 마운드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아직 8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kt는 팀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고 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공을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낸 경기) 횟수가 6으로 KIA와 공동 1위, 피안타율(0.206)과 피출루율(0.258), 피장타율(0.258)은 모두 독보적 1위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0점대(0.90)다.

볼넷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kt는 8경기서 단 13개의 볼넷만 내줬다. 단연 리그 최소 기록이고,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준 두산(35개)과는 무려 22개 차이다. 11차레 시범경기에서도 22개의 볼넷만 허용했던 좋은 흐름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견고해진 수비도 한 몫 톡톡히 했다. 8경기에서 나온 실책은 단 2개. 실책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실점도 눈에 띄게 낮아진 수치를 기록했다(리그 두 번째 최소실점팀 LG가 25점을 내준 반면 kt는 8점만 내줬다). 1루수 조니 모넬의 합류와 심우준의 약진이 두드러져 내야 수비가 강해진 부분이 크다. 야수의 수비 성적을 수치로 나타낸 FPct(Fielding Percentage: 수비성공률)에서도 kt는 0.994로 가장 높은 위치를 선점했다.

리그 일정의 1/16만 소화했지만 김진욱 감독의 ‘커피매직’이 실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팀 타율 0.209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타선의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힘이 마운드와 수비에서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팀 사기가 절정에 달해 있다.

유태원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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