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은산분리 족쇄 찬 인터넷은행, 금융 메기 될 수 있나
30일 막을 내린 3월 임시국회에서도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법개정은 없었다. 금융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는 최순실 사태에 따른 반기업 정서로 물거품이 돼버렸다.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10%(의결권 4%) 이상 가질 수 없게 한 은행법을 인터넷은행에 한해 의결권을 34∼50%까지 가능하도록 허용하자는 관련법들엔 또 먼지만 쌓이게 됐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금융업 역시 초기 영업이 향후 성패를 가른다. 시장 안착 여부는 거의 초기 영업에서 결판난다. 그럼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은산분리의 족쇄를 찬 채 다음달 3일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은행이라면 적어도 조단위의 자본을 확보해야 제대로 된 중금리 영업을 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시스템 구축과 인건비 등으로 이미 사용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지키면서 초기에 원활한 대출 영업을 하려면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더 필요하지만 은산분리 정책에 막혀있다. 은행이라면서 돈이 없어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다음달 본인가를 받고 올 상반기에 영업을 시작할 카카오뱅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다. 오히려 생존을 걱정해야 정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 없이 연중무휴 24시간 모든 은행 거래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 수 있다. 절감한 영업점 운영 비용은 저금리로 금융소비자에게 대부분 돌아간다. 기존 은행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고 강점이다. 이를위해 금융당국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 시중 은행들도 일제히 휴대전화를 통한 계좌개설 상품을 쏟아냈다.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다.

케이뱅크나 카카오 뱅크는 각각 3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을 서비스 기반으로 삼는다. 금융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 역할을 해야만 한다. 금융혁신을 국회가 막아서는 안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