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악관, 난국 돌파…공화 강경파 대신 민주 온건파 손잡나
세제개편안 등 과제 줄줄이 대기
초당적 행보로 입법 전략 변화
“특정 정당의 대통령 아니다”
중도 성향 민주의원에 구애 눈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AHCA)’가 좌초하면서 백악관이 공화당 강경파를 맹비난하고 민주당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향후 세제개편안 등 입법 과제를 수행하려면 여당인 공화당에 한정짓지 않고 민주당까지 아우르는 초당적인 행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원들은 ‘프리덤 코커스’가 ‘오바마케어’를 살려낸 것에 대해 워싱턴DC에서 웃고 있다”고 적었다. 자신의 설득에도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가 법안에 반대하면서 트럼프케어 법안 처리가 불발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케어의 하원 표결 철회 직후 민주당을 겨눴던 칼날을 ‘친정’과 다름없는 공화당에 돌린 것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실망스럽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교훈이 된 과정이 있다면 이 곳(워싱턴 정치권)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썩었다는 점”이라며 공화당 내 강경파, 온건파 간 고질적 당파싸움에 대해 비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백악관은 야당인 민주당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도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구하고 건강보험법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심을 보였던 사람들이 (트럼프케어 법안에)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특정 정당의 대통령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함께 할 때라고 생각한다. 중도성향의 민주당 의원들과 잠재적으로 함께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워싱턴을 지배해온 당파주의를 뛰어넘어 초당적 지지를 구하겠다는 전략이다.

WSJ은 “트럼프케어 좌초로 붕괴된 백악관이 향후 의제를 실행에 옮기려면 온건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트럼프 입법 전략에 변화를 주는 어떤 징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데올로기적인 유연성이 (민주당과) 일부 합의의 문을 여는 동시에 공화당 내 분열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강경파 또는 민주당과 손잡아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며 “싫지만 공화당 강경파에게 권력을 양보해 정책의 동반자로 만들거나, 야당인 민주당과 타협해야 앞으로 의도하는 대로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세제개편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24일 트럼프케어 자진 철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내가 항상 좋아해 온 세제개혁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세제 개혁안을 완성해 발표 시점만 조율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케어 추진에서도 드러났듯, 전향적인 입법 전략 없이는 세제개편안의 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WSJ은 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세제개혁은 트럼프케어보다 쉬워 보이지만 여러가지 장애물과 협상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제개편의 목표와 수혜자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프리버스 실장은 세제개편안 관련 “우리는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 할 수 있다”며 “이 나라의 진정한 개혁을 위해 양당이 함께 가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내민다고 민주당이 그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민주당 내 자유주의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에 적대감까지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근본적인 이념지향이나 정책 방향이 전향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흡수도 어렵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바마케어와 관련해 언제든 대통령과 상의해 고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만일 그가 변화한다면 그는 다른 대통령직 임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