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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숱한 사고에도 한치 개선없는 금융사 모럴해저드
지난해 각종 비리와 규정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 임직원이 520명선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40명 넘는 인원이 처벌을 받을 셈이다. 은행, 저축은행, 농협, 신협, 증권사, 신용카드사, 손해보험, 생명보험, 채권추심업체 등 없는 곳이 없고 해임과 견책, 감봉 등 징계도 높낮이 별로 다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지 10년도 안됐고 저축은행 사태로 몸살을 앓은지가 불과 4년전이다. 그런데도 모럴해저드는 금융업 전반에, 임직원 할 것없이 만연돼 있다. 그 수많은 금융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한치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객을 봉으로 알고 제 주머니만 채우는 일도 여전했다. 남해신협의 한 지점장은 고객 155명의 예탁금을 빼돌려 남동생 사업자금을 대거나 횡령한 예금의 이자를 충당하는 데 썼다. 자그마치 100억원이 넘는다. 무진신협의 한 직원은 39명의 예탁금을 담보로 81차례에 걸쳐16억300만원을 대출받아 본인 빚 갚았다가 적발됐다. 유안타증권의 한 지점 직원은 투자자 6명의 주식을 1439차례나 멋대로 매매했고 은행연합회 직원 11명은 배우자와 부모, 형제 등 가족과 동료 직원, 회원사 고객 등 45명의 개인 신용정보를 개인 목적 등으로 53차례에 걸쳐 부당하게 조회했다.

현대카드는 서비스가 중단된 부가서비스를 약 2년간이나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고객을 속였고 KB손해보험,현대해상 등은 갖가지 부당한 이유를 들어 고객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줄였다. 라이나생명 등 생보사들의 불완전 판매도 여전했다. 채권 추심업체들은 채무자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부당하게 채권추심 작업을 진행하다 적발돼 금감원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인들의 모럴해저드가 한 국가를 존폐기로까지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잘 보여준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근본적인 처방이 절실하다.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의 모럴해저드 타파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금융위기는 사람에 의해 발생했고 사람에 의해 해결된다. 좋은 인재의 발굴과 육성이 모럴해저드 타파의 첩경이다. 그에 전제되는 것이 인사와 급여체계의 개선이다. 현행 급여체계를 업무중심의 직무급으로 확실하게 전환하고, 성과급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금융개혁이 곧 모럴해저드를 개선하는 지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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