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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매장의 역발상, ‘고객 가치’에 맞춰 매장 꾸몄죠
-홈플러스 ‘미래’, 파주운정점 가니…
-낮아진 매대 만큼 넓은 매장 눈길
-고객우선 목표로 매장 구조 바꿔
-젊은부부 타겟, 신선식품에 주력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세먼지가 많은 최근의 오후였다. 하늘을 뿌옇게 칠한 먼지탓에 시야가 흐릿했다. 그래서일까. 이날 찾은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내부에는 수십명씩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온 주부고객들이 특히 많았다. 매장에 곳곳에 비치된 소파와 의자에서는 유모차를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왜 매장안에 푸드존(즉석조리식품을 매장 안에서 구입해 직접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들어가 있지 않나요?”

기자의 질문에 한 매장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푸드존이 들어간 매장들 만큼 파주운정점은 매장이 넓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매장은 넓어보였다. 상품 매대의 높이를 일반 매장들보다 조금 낮췄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매장 안이 훤히 보였다.

[사진=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이 점포는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의 의욕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최근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홈플러스 파주운정점에 다녀왔다. 이 점포는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의 ‘야심작’, ‘비책’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해 매장을 연 홈플러스는 2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파주운정점의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첫번째로 내는 매장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김 사장은 “판매자 중심보다는 고객중심으로 간다”는 모토로 이 매장을 구성했다고 했다. 상품매대를 낮춰 고객이 보다 넓은 공간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상품구성은 인근 지역에 많이 사는 3040 젊은 부부에 맞췄다. 매장에는 아이용품과 자동차ㆍ가전제품이 많이 입점해있다.

이런 고객지향적인 점포 구성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홈플러스는 향후 신규로 건설되는 점포들에도 파주운정점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 많은 고객들이 파주운정점 내부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낮아진 매대, 그만큼 넓어진 환경=파주운정점은 지하 3층부터 지상 6층까지 연면적 6만6084㎡(영업면적 2만2705㎡)의 규모를 자랑한다. 대형마트는 이곳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다. 1층과 2층은 패션매장, 3층은 아이들을 위한 키즈트램블린 공간으로 꾸몄다.

매장은 전체적으로 매대의 높이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성인남성이 이용하려면 조금 더 고개와 허리를 굽혀야 하지만, 주 소비계층인 4050대 주부들과 아이들에게는 적합한 높이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많은 고객들은 까치발을 들어야 살 수 있던 상품도 이제 쉽게 집을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사진=파주운정점은 매대가 기존 매장보다 낮은 것이 특징이다. 마트의 주요고객인 주부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구성이다.]

아이와 매장을 방문한 가정주부 윤모(37ㆍ여) 씨는 “아이 어린이집이 끝나면 함께 찾아오는 곳이 파주운정점”이라며 “매대가 낮다보니 아이도 상품을 집기 편하다. 매대 상단에 있는 물건들도 (주부인) 내가 쉽게 꺼낼 수 있다”고 했다.

매대가 낮다보니 매장은 자연스레 넓어져 보인다. 매장 끝과 끝이 훤히 보이는 구조다. 남편과 매장을 찾은 고객 고모(42ㆍ여) 씨는 “파주운정점에서는 물건을 찾으려고 헤매는 일이 없다”고 했다. 매장 직원 이한빛찬(19) 씨도 “키가 작아도 매장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 장점”이라며 “고객들도 매대가 낮아서 불편하다기 보다는 만족하는 편”이라고 했다.

[사진=파주운정점 인테리어 매장 모습. 1100여종의 인테리어 용품이 밀집돼 있다.]

▶고객우선 기치로 매장구조도 바꿔=상품구성도 고객 편의에 맞춰 바꿨다. 다른 매장 같으면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을 자동차용품, 집안인테리어용품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인테리어 매장 옆에 있는 300여평 규모의 주류매장도 파주운정점의 자랑거리다.

매장 관계자는 “자동차용품은 1200여종, 인테리어용품은 1100여종이 한 자리에 밀집돼 있다”며 “고객들이 상품을 사러 이곳저곳에 돌아다녀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내 자동차용품ㆍ인테리어용품은 상품을 한곳에 모아두지 않고 나눠서 배치된다. 상품을 사며 매장을 오며가는 와중에 고객이 다른 상품도 구매하길 유도하는 마케팅기법이 숨어있다. 한 홈플러스 본사 관계자는 “마트 입장에서는 수익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상품을 배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매출보다 고객을 먼저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진= 파주운정점 주류 매장 모습. 와인과 사케, 맥주, 위스키 다양한 주류가 한곳에 밀집돼 있다.]

▶더욱 깨끗한 신선식품=인근 지역에 젊은 3040부부가 많은 만큼, 젊은 세대일수록 소비량이 많은 신선식품들에 더욱 신경을 썼다.

김 사장은 “(신선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자주 구매하기 때문에 소비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홈플러스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이 대한민국 ‘최고의 밥상’이 되도록 하라”고 강조해왔다.

파주운정점의 신선식품은 그만큼 정성이 들어갔다. 농산품들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신선플러스 농장’ 인증을 받은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즉석조리식품은 고객이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앴다. 고객은 구입하는 상품이 어떻게 조리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파주운정점은 신선식품에 많은 신경을 썼다. 즉석조리 식품은 고객이 조리과정을 직접볼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앴다.]

즉석조리 매장 직원 박춘희(48ㆍ여) 는 “하루에 최소한 200개 이상씩은 햄버거와 핫도그를 판매하고 있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이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저렴하면서도 맛있다고 칭찬한다”고 했다.

파주운정점의 성공을 통해 홈플러스는 변화를 꿈꾸고 있다. 전 매장에 ‘맞춤형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여기엔 김 사장의 ‘고객중심’ 뚝심경영도 함께한다.

김 사장은 “개인ㆍ상권ㆍ체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홈플러스 내 142개 어느 점포를 가도 다른 상품, 서비스, 체험을 선사하는 ‘맞춤형 쇼핑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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