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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百의 눈길끄는 ‘역발상 세일’
-불황이지만 세일기간 되레 줄여
-대신 ‘세일 테마’ 잡고 소비 유도
-마케팅 세밀화 통해 고정관념 깨
-전략 전환하니 마케팅효과 톡톡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주부 김현주(35ㆍ여) 씨는 최근 학부모 모임에서 “백화점 옷을 제값 주고 사는 것은 바보짓”, “연중 백화점 세일이 아닌 기간이 훨씬 짧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본인이 평소 백화점에 들러 옷을 살때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은 정가에 구매한 적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그 얘기를 듣고난 뒤부턴 이제 태그에 적힌 가격대로 옷을 절대 사지 않는다”며 “짧게는 1주일, 보름만 기다려도 같은 옷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게 낫다”고 했다.

백화점 옷을 제값 주고 살 일이 사라졌다. 실제로 SPA, 아울렛 등 패션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백화점 의류도 할인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브랜드들도 불황기에 냉혹한 패션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더 많은 종류의 할인과 폭 넓은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도 사실상 ‘연중무휴 세일’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의 역발상 세일이 주목받고 있다. 장기불황과 유통경로 다양화로 인한 위기를 오히려 ‘세일 단어 빼기’로 타개하는 것이다. 세일 기간을 줄이고, 세일시작 요일을 바꾸는 등 다양한 전략을 가동 중이다.]

그런데 이와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곳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이다. 기존 백화점들은 2010년 초반부터 시작된 불황을 타개하고 다양한 유통경로로 새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세일 기간을 늘리거나 브랜드 개수를 확대하는 등 ‘양적’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은 오히려 연중 세일 기간을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역발상’인데, 흥미로운 것은 세일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우선 기존 110일까지 확보됐던 세일기간을 80~90일 수준으로 줄였다. 정기세일 기한을 줄이고, 마케팅 차원에서 ‘세일’이란 용어를 덜 쓴다. 대신 ‘맨즈위크’, ‘컨템포러리 패션위크’, ‘골프대전’ 등 타켓을 세부화한 세일 테마를 잡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계속 세일만 외치면 소비자들에게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실질적인 세일효과를 노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세일 단어 빼기’를 시작했다”며 “실제로 가격 할인은 들어가지만 마케팅 방법에 있어 다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한 매장 관계자는 “실제로 테마 시즌에 손님들이 더 늘었다”며 “지난번 골프대전때 골프 수요층들이 매장으로 몰려 평소보다 50% 많은 고객들이 찾았다”고 했다. ‘세일 단어 빼기’의 역발상이 현장에서 먹힌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세일’의 차별화를 주기 위해 맨즈위크, 골프대전과 같은 테마 마케팅에 들어갔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골프대전 이미지. [제공=신세계백화점]

불문율로 굳혀지던 세일 날짜도 바꿨다. 세일 행사가 시작되는 요일은 원래 월요일과 금요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행사 첫날을 하루 당긴 목요일로 지정했다.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부터 주말이라는 인식을 많이 하는 트렌드의 변화에 맞춘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금요일부터 휴일이라고 인식하고 목요일부터 주말모드로 들어가는 분들이 많아져 목요일부터 쇼핑을 하도록 행사 시작요일을 변경했다”고 했다. 

또 원래 12월에 진행하는 세일은 정기세일에 속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송년 세일이었던 12월 세일도 지난해부터 정기로 편입했다. 또 브랜드세일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할인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데 주말에만 10% 이상 할인을 잠깐 진행하고 빠지는 등 백화점 내 자체할인 형태도 다양화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다른 백화점들도 양적으로 들어가는 세일은 비슷하다”며 “마케팅 활용을 달리해서 고객들에게 세일 피로도를 줄이고 정말 필요한 니즈에 맞는 세일을 제공하도록 마케팅을 세밀화하는 게 신세계만의 포인트”라고 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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