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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의 외유내환
-최대실적 불구 국내매출 하락세로
-사드 이슈에 中시장서 부진 한몫
-담철곤 회장 피소도 이미지 깎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오리온이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제과업계 주요 3사 중 실적이 개선된 곳은 오리온이 유일하다. 잘 나갔다는 뜻이다. 해외에서의 오리온 제품 영향력은 국내보다 크다. 여기에 국내 경쟁사들이 주요 제품의 가격을 모두 인상시킨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 제품의 가격을 동결한 것은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도 꽤나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에서 고전하는 기운이 감지된다. 증권가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이슈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오리온이 중국 제과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고, 그것이 단기간 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내놓는다. 

[사진= ‘잘 나가던’ 오리온이 경기불황과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적 환경, 회사 내부 문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과거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에 등장한 담철곤 회장.]

게다가 각종 영역으로 사업 확대에 나선 오리온은 해외법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조3863억원과 영업이익 3262억원(연결기준)이라는 최대 실적을 냈지만, 침체되는 국내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2013년 7922억원 수준이던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2014년 7500억원, 2015년 7074억원 등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2016년에도 전년 대비 4% 떨어진 67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물론 이는 식품업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장기 불황과 저출산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가 크게 줄어 들면서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기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해 1월 이천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주요 제품의 생산을 정상화시키기까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는 마찬가지다. 담 회장은 또 피소됐다. 이번에는 처형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으로부터다. 담 회장의 아내는 이 전 부회장의 동생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다. 담 회장은 이 전 부회장에게 특가법상 횡령혐의로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 당했다. 이 전 부회장이 담 회장을 고소한 것은 선친인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았어야 할 재산을 담 회장이 부당하게 가로챘다는 이유다. 오리온 측은 담 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제과시장내 2위 사업자인 오리온은 지난 1993년 중국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하오리여우(好麗友ㆍ좋은친구)’라는 사명으로 이미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중 하나다. 2013년 중국매출 1조원를 돌파하면서 중국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상태로 지난해 전체매출 중 중국매출(1조3460억원)이 약 56%에 달했다. 화교 출신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중국 사업을 강력히 추진한데다가 중국 역시 오리온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생산 공장만 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100%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화 기준 4.3%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제품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악화됐다. 오리온의 경우 주요 제품들이 현지 법인을 통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중국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일부 지역 언론들이 반한(反韓)을 부추겨 오리온의 현지 법인도 한때 긴장 상태에 돌입한 바 있다. 오리온의 해외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불안감은 오리온에게 작지 않은 부담감이 될 수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오리온 실적 부진을 거론하는 것이다. 한 증권 연구원은 “본래 음식료 업체들은 중국 로컬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매출 비중도 작은 편”이라며 “하지만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 제품 판매 제지가 있어 향후 판매 상품의 재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브라우니의 판매도 기대보다 부진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사드 변수로 떨고 있던 식품업계는 긴장 강도를 점차 낮추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선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품기업들은 사드이슈 파장으로 잠정적으로 멈췄던 중국 시장내 사업 재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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