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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인터뷰-심상정] “연대ㆍ단일화ㆍ사퇴 없다. ‘샤이진보’ 돌아오라”
[헤럴드경제=이형석ㆍ김상수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번째 대선 출마다. 17대 대선은 민주노동당으로, 18대 대선은 진보정의당으로, 그리고 이번 대선에선 정의당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심 대표의 대권 도전기엔 진보정당의 지난한 역사가 담겨 있다.

심 대표는 “이번을 첫 도전이라 봐달라”고 강조했다. 연대도, 후보 단일화도, 중도사퇴도 없다고 단언했다. 떠밀리듯, 혹은 떠넘기듯 대선 레이스를 멈추는 일은 없다는 선언이다. 대신 ‘될 사람을 뽑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넘어 속마음 그대로 진보정당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지난 22일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심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대표는 “전체 국민 중 백분율 두 자릿 수 이상의 ‘샤이 진보’가 있다”며 “대선에서 완주하겠다, 과감한 개혁을 할 수 있는 정당은 정의당 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여성지도자인 독일 메르켈 총리의 정치를 눈여겨 보고 있다며 “통치의 기초가 실질적인 삶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탄핵 전후로 대선 판도가 바뀔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 대선 활주로가 짧으니 큰 변화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통령 파면 이후 국민이 대선의 의미를 두고 고민이 진행 중이다. 각 당 경선이 끝나면 조금 변화가 있으리라 본다.

▶‘정권교체가 확실하니 심상정을 지지해달라’는 건 수세적 느낌도 있다 = 이번 대선에선 ‘샤이 진보층’의 복귀가 중요한 전략이다.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고 더불어민주당의 한계도 알지만, 정권교체가 우선이란 생각을 하는 이들이다. 이들을 다시 진보로 돌아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진보정치가 옳다고 여기면서도 다른 선택을 했던 유권자들에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으니 원위치로 오라’ 말하고 싶다. 돌아온다면 다신 안 간다고 본다. 이들이 회귀할 때 정의당과 심상정이 도약할 수 있다. 더는 과거에 머물 필요가 없다.

▶‘샤이진보층’까지 더한다면 진보정당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나? =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진보층의 범위가 굉장히 유동적이다. 과거엔 진보정당의 잠재적 지지율을 15%로 봤다. 지금은 이념을 떠나 과감히 개혁을 이뤄낼 수 있는 정치를 지지하겠다는 실용적 판단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현재 정권교체의 열망이 너무 커서 짧은 기간에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정당과 후보로 지지가 몰리고 있다. 촛불시민은 동시에 ‘과연 민주당은 어디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란 물음도 갖고 있다. 그게 현 야권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인식이라 생각한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현재 바싹 좌측으로 밀착해 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그런 듯하다. 그래서 아직 진보정당의 공간이 불투명한 측면도 있다. 허나 본선에 가면 다를 것이다. 본선에 가면 중도세력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 할 것이다. (이념성향을) 지키지도 못하면서 (문 전 대표는)왜 왼편으로 오느냐(웃음).

▶민주당과 정책 등에서 차별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 민주당이든 어떤 당이든 과감하게 공약을 내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만큼 시대가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나와 정의당의 진보정치는 ‘급진성’이 아닌 ‘책임성’으로 경쟁한다. 우리가 내놓은 공약은 즉흥적인 게 없다. 민주노동당부터 시작해 우리가 제시한 공약을 현실에 맞게 계승ㆍ발전시키는 거다.

▶정의당을 보는 편향된 시각이 있다.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 정의당의 지난 5년은 진보정치를 현대화하는 개혁의 시기였다. 합리적 진보노선과 원칙 있는 진보를 갖추려 했고, 한국 정치현실에서 주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개혁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대북문제만 해도, 정의당이 대북노선에서 환골탈태했다는 건 이미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다.

지역구(경기 고양갑)가 경기 북부라서 안보단체도 많다.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최다 득표자다. 소위 ‘종북 프레임’을 완전히 벗어났다. 국방 전문가인 김종대 의원도 영입했고, 이제 안보 문제가 있으면 정의당에 문의한다.

▶올해 대선은 꼭 완주하나? = 정치에서 양보는 결코 미덕이 아니다. 기득권 정당은 후보 단일화로 정리하더라도 대체자가 있겠지만, 정의당이 양보하면 당도 퇴장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목소리도 사라진다. 지난 대선에선 사실상 완주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진보정당이 나뉘고 당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대선에 나서야 했다. 지난 대선 때 사퇴하면서 “내 정치인생에서 중도사퇴는 마지막이다”고 말한 적 있다. 이 말을 늘 기억하고 있다.

이제 정의당도 집권을 꿈꿀 때가 됐다는 판단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3번째 출마라 하지만 사실상 대선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 과정에서 어떤 연대도 없고 후보 단일화도 없다. 완주할 것이다. 당연히 목표도 대통령 당선이다. 마지막까지 승자독식 문화에서 벗어나 국민의 사회경제적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양한 공약을 내놨다. 핵심 가치를 꼽는다면? = 한국사회가 압축성장했고, 인간존중, 노동존중, 생태환경 등의 가치가 밀려났다. 이를 중심에 두는 국가로 대전환하자는 전제 속에 특히 노동존중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황금민능주의 사회가 됐다. 정의당은 반기업 정당은 아니다. 우리 사회 일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걸 문제제기한다. 우선 투명하고 민주적인 경영이 필요하다. 노동자, 나아가 하청기업도 경영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게 맞다. 경영이 투명해야 분배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또 황제경영을 근절해야 한다. 3세 세습방지 등이 이에 속한다.

▶한미동맹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 최근 조셉 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방한을 봐도 느낀 바가 많다. 당선된다면 시진핑이나 트럼프와 마주할 대선 후보들이 조셉 윤 수석대표와 만나는 게 의전에 맞나 싶다. 외교는 의전이다. 지나친 사대외교나 편향은 시정돼야 한다. 한미동맹은 중요한 안보자산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다른 만큼 철저히 우리 국익을 존중할 때만이 지속가능한 한미동맹을 가질 수 있다.

▶사드는 찬성인가, 반대인가? =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결정 과정의 정당성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는 국가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위해 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는 걸 미국이 인정못할 이유가 없다. 만약 민주적 절차로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면, 중국도 끝내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롤모델로 삼는 이가 있다면? = 최근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를 잘 보고 있다. 소신, 추진력도 있고, 협상력도 있다. 이 모든 기초가 실질적인 삶에 뿌리를 둔 채 정치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경제 모델로는 혼합경제모델에 가깝다. 권력구조는 의회중심제가 바람직하나 선거법 개정을 전제한다면 이원집정부제이든 협상 여지는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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