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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물 위로 나온 세월호…‘안전 대한민국’ 출발점 돼야
세월호 선체가 23일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의 사나운 물살이 배를 삼킨지 1073일만이다. 세월호 선체는 육안으로 확인이 됐지만 완전히 육지로 끌어올리기까지는 아직 보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건져올린 세월호를 잭킹바지선에 고정하고 물을 빼는 작업이 우선 끝나야 하고, 인근 해상에서 대기중인 반 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는데도 최소 3~4일의 시간이 걸린다. 또 이를 87㎞ 떨어진 목포신항까지 끌고와 거치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그 과정에서 기상이 악화되거나 수평이 무너져 인양한 선체가 파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할 것이다.

3년의 기다림 끝에 세월호를 끌어올렸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선체 인양이 진실규명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순항하던 배가 왜 갑자기 가라앉았는지 원인을 추적할 가장 핵심적인 증거물이 바로 인양 선체다. 마침 인양에 맞춰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한다. 관련 특별법도 21일 공표됐다. 선박과 해양사고 전문가 중심으로 위원회가 구성된다니 면밀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세월호 사고는 두 말 할것 없이 우리 사회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다. 이 사고로 304명이 불귀의 객이 됐으며 이 중 9명은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런 불행이 재발되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도 제대로된 선체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위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

무엇보다 간절한 바람은 미수습 실종자 시신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고 이후 오늘까지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애를 태우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다. 선체 주변에 커다란 그물망을 설치했다지만 인양과정에서 유실될 가능성도 큰데다 건져올린 선체 내 수색도 워낙 부식이 심해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미수습자를 모두 찾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세월호 인양은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월호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은 이제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안전한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세월호 사고가 대통령 탄핵 사유에 적시될 정도로 우리 사회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얻은 소중한 교훈은 ‘안전’이다. 더 이상 ‘인재’라는 말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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