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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잇몸의 날 ②] 다이어트, 입냄새 주범 중 하나랍니다
- 당뇨 등 전신 질환도 구취 일으켜
-‘저탄수화물ㆍ고단백’ 식사도 야기
-“규칙적 아침식사, 구취 예방 효과”
- 구강 청정제, 일시적 효과만 있어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구취(입 냄새)는 대부분 경험하는 흔한 현상이지만, 주변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하루 세 차례 꼼꼼하게 양치질을 해도 냄새가 가시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대화를 꺼리게 돼 대인관계까지 망가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구취증 진료 인원 중 여성은 51.8%, 남성은 48.2%였다. 입 냄새의 원인은 대부분 잇몸 등 구강 내부의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당뇨 같은 전신 질환이나 다이어트도 입 냄새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파악해 심할 경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입 냄새의 원인은 잇몸 등 구강 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입 냄새 원인 대부분 입 안에 ‘존재’=입 냄새는 입 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화합물로 인해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구강 내 원인으로 인한 구취 환자가 85% 내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치의학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전신 질환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입 안에 입 냄새의 원인이 있다”며 “특히 잇몸 질환(치주염), 충치. 오래된 보철물 하방의 치태ㆍ설태(혀 표면이 하얗게 혹은 검게 변하거나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증상) 등이 대개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틀니나 치아 교정 장치 같은 치과 보형물에 치태와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면 부패해 구취를 야기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스트레스나 당뇨병, 신장병 같은 전신 질환이 구취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이 심하면 달콤한 과일 냄새 같은 아세톤향의 냄새가 날 수 있다.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이 있으면 숨 쉴 때마다 소변 또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데, 생선 비린내와 비슷하다.

강 교수는 “간경화증 환자는 피 냄새나 계란이 썩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고, 백혈병에서도 피 썩는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며 “비타민 부족, 철분이나 아연 등의 무기질 결핍증도 입을 마르게 해 입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본인은 심한 입 냄새를 호소하지만 객관적으로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타인이 인지할 수 없는 주관적인 입 냄새는 후각 이상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저탄수화물ㆍ고단백질’ 식사도 입 냄새 야기=다이어트로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금식을 하는 사람은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이 분해되면서 냄새를 유발하는 케톤이라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이 케톤이 호흡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면서 입 냄새가 난다. 이때 가벼운 식사나 과일 주스를 섭취하면 구취가 완화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했다.

자극적인 음식도 구취에 한 몫을 한다. 우리가 먹은 음식 중 위와 대장을 통해 소화된 대사물질은 피 속으로 흡수돼 숨 쉴 때 밖으로 배출된다. 양파, 마늘, 술, 향이 강한 음식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해도 냄새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구취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3분동안 입을 다문 뒤 ‘후’하고 불면 자신의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있다. 강 교수는 “구취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할리미터(Halimeter), 가스 크로마토그라피(Gas Chromatography) 검사 기기를 이용해 구취를 측정할 수 있다”며 “타액 분비율 검사, 혈액 검사, 간이 정신 진단 검사, 구강 검사, 치과 방사선 사진 검사를 시행하면 구취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도 구취 예방”=입 냄새는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다. 칫솔질은 정확하게 구석구석 하도록 하고, 혀를 닦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강 교수는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도 제거해 줘야 한다”며 “그러나 잇몸 질환, 충치, 오래된 보철물로 인한 구취는 칫솔질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전문적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으로도 구취를 예방할 수 있다. 강 교수는 “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면 혀 표면의 설태가 어느 정도 제거되고 침 분비가 촉진된다“며 ”육류 중심의 식사 습관을 신선한 야채, 채소, 과일 등 저지방ㆍ고섬유질 음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구강건조증을 야기하는 약을 끊고 술이나 담배를 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설탕 껌이나 박하사탕 등은 침 분비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구강청정제, 일시적인 효과만 있어=최근에는 칫솔질이 불가능한 때 사용하기 좋은 구강 청정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구취의 원인을 제거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가려 주는 효과만 있어 궁극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견해다.

또 오래 사용하면 치아나 입 안 점막의 색이 변할 수 있고, 입맛도 변할 수 있다. 특히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 청정제는 입 안을 더 건조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이 있다.

강 교수는 “칫솔질도 잘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도 받았으며, 치과의사의 검진을 받았는데도 입 안에서 구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며 “역류성 식도염, 당뇨, 위장ㆍ신장ㆍ간 질환 같은 전신 질환이 있거나 편도선, 축농증, 비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도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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