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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잇몸의 날 ①] ‘2030 잇몸 건강’이 급격히 무너진다
-20대 치주 질환자 1년사이 9%↑
-“15~35세 발생시 진행속도 빨라”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 악화시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24일은 ‘잇몸의 날’이다. 대한치주과학회는 2009년 잇몸의 중요성과 잇몸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는 의미로, 매년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지정했다.

치주(잇몸) 질환은 중ㆍ장년층과 노년층에 주로 발병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한 병원의 자체 통계에서도 1년 만에 관련 질환을 앓는 20대 환자가 9%나 늘었다. 치주 질환은 전신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 예방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그래프=20ㆍ30대 치주 질환자 수]

▶‘2030 치주 질환자’ 1년 새 5%↑=최근 20ㆍ30대 치주 질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치주 질환을 최초로 경험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일산사과나무치과가 2015~2016년잇몸 염증ㆍ출혈, 부종 등으로 내원한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에는 전체 치주 질환자 1만3863명 중 20ㆍ30대 환자가 4497명(32.4%), 2016년에는 전체 1만5272명 중 20ㆍ30대가 4721명(30.9%)으로 나타났다. 20ㆍ30대 환자는 1년 새 약 5.0%포인트 늘었다.

이 중 30대 환자 수는 2452명에서 2502명으로 약 2.0%포인트, 20대 환자 수는 2015년 2045명에서 2016년 2219명으로 약 8.5%포인트 증가해 20대 환자가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5~35세 발생 치주염, 진행속도가 빨라”=연령이 높아질수록 치주 질환이 증가하고 치주 조직의 상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이미 임상 사례로도 잘 나와 있다. 그러나 치주 질환이 나이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지적이다.

최유미 일산사과나무치과 원장(치주과 전문의)은 “치주 질환은 생리적 노화현상 탓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강 위생관리를 소홀히 해서 구강에 안 좋은 물질이 쌓이면서 병의 원인 인자가 축적되거나, 당뇨병 같은 전신적 질환, 흡연, 스트레스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건치를 자랑하는 노인도 나타날 정도로 사람마다 개인차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젊은 층은 잘못된 양치질, 청소년기에 시작한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치주 질환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태나 치석이 많이 쌓이지 않았음에도 치조골 소실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치주염은 가족력으로 인한 유전적 요인으로 몸의 방어 능력이 떨어지거나, 치주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세균인 아그레가티박터 액티노마이세템코미탄스(Aggregatibacter actinomycetemcomitans)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치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40대보다 일찍, 이른 나이에 나타나는 치주염은 사춘기 전후에 발생하는 국소적 급진성 치주’과 30세 이하 또는 그 이상에서도 발생되는 ‘전반적 급진성 치주염’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적 급진성 치주염은 최소 2개의 영구치에서 심한 치조골 소실이 관찰되고 앞니와 어금니 부위에 주로 국한되는데 반해 전반적 급진성 치주염은 다수의 치아에서(최소 3개의 영구치 이상) 심한 치조골 소실이 관찰되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최 원장은 “40대에 틀니를 할 정도인 분들의 자녀들은 치주 질환이 급성으로 발병할 확률이 높다”며 “40대 이후 나타나는 만성 치주염은 치아 뿌리를 싸고 있는 치조골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녹이는 반면 15~35세에 주로 발생하는 급진성 치주염은 이보다 진행속도가 훨씬 빨라 심하면 발병 2년 안에 잇몸이 대부분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나이에 잇몸에서 피가 나고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이 안 좋다고 느껴질 때에는 빨리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치주 질환, 당뇨 등 전신 질환 악화시켜”=치과는 정기적으로 찾아야 하지만, 치통이 생기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만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 원장은 “특히 치주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망성 질환이기 때문에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치태와 치석이 쌓여 연조직까지 손상돼 연조직에 대한 처치를 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외과적 치료로 넘어가 치은연하소파술, 치은절제술, 치은성형술, 치주 질환이 심한 경우 잇몸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치주판막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하게 된다. 수술을 하고 나면 대부분 경과는 좋다. 하지만 치주 질환도 당뇨,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최 원장은 “치주 치료는 치주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데 있다”며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그곳의 수많은 모세혈관을 통해 치주 질환 관련 세균이 몸속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져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뇌 질환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질환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주 질환은 양치질을 정확하고 깨끗하게 해 주고, 정기검진과 스케일링만 잘 받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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