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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1이라도 하나만 팬다’…보수1위 홍준표가 싸우는 법
‘걔는 내 상대 아냐” 무시전략
‘양박·친노’ 로 프레임 몰기도

“17대 1로 싸워도 하나만 팬다”.

나쁘게 말하면 ‘패싸움의 논리’이고 좋게 말하면 ‘정치공학’에 입각한 ‘프레임전략’이다. 한달음에 보수 1위 대권주자로 떠오른 홍준표 경남지사가 싸우는 법이다. 홍 지사는 20일까지 치러진 자유한국당 1, 2차 예비 경선을 통과해 김관영 경북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의원과 함께 오는 31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본경선 4명에 포함됐다. 두 차례의 컷오프 경선에서 홍 지사는 모두 여유있는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1차 예비후보 9명에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당 3명, 바른정당 2명이니 홍 지사 입장에선 이번 대선이 17대 1의 싸움인 셈이다. 영화 ‘비트’에서 배우 임창정은 “17대 1로 싸웠다”고 패싸움 무용담을 입버릇처럼 되뇌이고, ‘주유소습격사건’에서 유오성은 “나는 백놈이든 천놈이든 무조건 한 놈만 팬다”고 했다.

홍 지사는 낮은 지지율의 당내 주자들의 비판은 ‘무시’하고, 개헌ㆍ연대 등 각종 정무적 현안에 대해서는 건너뛰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비판에 날을 세워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대가 제시하는 쟁점은 ‘일단 제끼고’, 자신의 언어로 이슈를 재정의하는 ‘프레임전략’이다.

홍 지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항소심(2심)에서 무죄를 받은 후 “일부 양박들하고 청와대 민정이 주도해 사건을 만들었다”고 했다. ‘양박’은 “양아치같은 친박”이라고 했다. 탄핵 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리속에서 지워야 한다”고도 했다.

또 대구 서문시장에서의 홍 지사 출마 선언과 박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대한 김진태 의원의 비판에 대해서는 “걔(김진태)는 내 상대가 아니다”며 “앞으로 애들 얘기해서 열받게 하지 마라”고 했다. 1, 2차 경선을 두고 “친박 대 비박 구도”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나는 (대선)본선 운동을 한다”며 “당내 경선이기 때문에 (일부 의원들이) 크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것을 전혀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꾸할 것은 해주고 필요없는 것은 안한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이나 바른정당과의 ‘보수 연대’나 ‘비문연대’에 대해서는 “그것은 내가 한국당 후보가 된 뒤에 말할 것”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보수 대신 “우파 결집”을 내세웠다.

사실상 문 전 대표를 겨냥하면서도 되도록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프레임 전략’이다. 대신 홍 지사는 “노무현(전 대통령)은 뇌물 먹고 자살했다” “내가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받으면 자살을 검토하겠다”며 거친 언어를 쏟아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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