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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이상 vs 베르디…클래식 애호가들 ‘행복한 예매’ 고민
특유의 웅장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 베르디냐, 미래의 고전(클래식)이 될 현대음악이냐. 3월 말 4월 초, 완연한 봄을 앞두고 클래식 팬들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경기필하모닉은 세계 유명연주자 시리즈 두번째로 ‘무티 베르디 콘서트’를, 서울시교향악단은 현대음악 소개 시리즈 ‘아르스 노바’에서 20세기 위대한 두 거장, 윤이상과 피에르 불레즈의 추모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리카르도 무티의 베르디=‘살아있는 베르디’로 불리는 리카르도 무티는 베르디를 해석함에 있어 정확성, 음악적 완성도와 권위를 자랑하는 지휘자다. 그의 베르디는 우아하고 고결한 사운드로 엄격하게 정련된 강인한 톤 속에 자연스러운 흐름과 심오한 기품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무대는 무티의 이전 내한공연과 달리 ‘베르디’로만 채워진다. 1부는 베르디 ‘오페라 갈라’, 2부는 베르디 ‘오케스트라 콘서트’로 펼쳐진다. 오페라 갈라 콘서트에서는 ‘나부코’ 서곡을 필두로 ‘맥베스’, ‘에르나니’,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의 아리아를 소프라노 여지원의 음성으로 만난다. 특히 이번 무대는 여지원의 첫 한국 무대다. 2부에서는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3막 발레연주곡 ‘사계’가 이어진다. 사계는 무티가 “베르디 오케스트라 곡 중 최고”라 단언했던 작품으로 베르디에 바치는 가장 경건한 음악적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다. 악보 원형 그대로를 복원해 ‘베르디 음악’의 진수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레퍼토리와 무티의 베르디만을 집중해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월 6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4월 7일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윤이상과 피에를 불레즈를 기리며=서울시교향악단은 진은숙 상임작곡가의 기획아래 윤이상과 피에르 불레즈를 추모하는 공연을 준비했다. 서울시향이 2006년부터 진행해 온 현대음악 소개 프로그램인 ‘아르스 노바’시리즈로, 현대음악의 권위자로 꼽히는 프랑스 지휘자 파스칼 로페(57)가 지휘봉을 잡는다. 3월 24일 실내악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석유경과 소프라노 이윤경이 협연자로 나선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이상은 동아시아 출신으로 국제적 경력을 쌓은 첫 작곡가로 평가된다. 그는 아시아의 음악적 사고와 유럽 악기의 연주 기법을 결합해 동서양이 융합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을 찾아냈다.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윤이상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는 ‘협주적 단장(短章)’을 연주한다. 1976년 작곡된 이 곡은 8개의 악기를 위한 15분 길이의 화려한 앙상블 작품으로, 세 개의 악기 그룹(현, 피아노와 타악기, 목관악기)이 조화와 대립, 독립 등 다양한 방식이 끊임없이 어우러진다. 또한 지난해 1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의 대표 작품도 선보인다. 피에르 불레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 정치가로서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번에 연주할 불레즈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노타시옹’은 스트라빈스키와 베베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으로, 열 두 개의 짧은 피아노곡은 12음열을 기초로 하는 이 작품은 엄격한 규칙 안에서도 풍부한 표현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인 파스칼 로페는 불레즈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 중 한 사람이었던 만큼 그의 해석이 더욱 기대된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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