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우조선 지원? “돈 떼일텐데”
시중銀, 정부 압박에 부실걱정
여신확대·충당금…한숨만 쌓여


대우조선해양의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든 시중은행의 참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참가하지 않을 경우 기존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크게 늘여야 한다. 정부가 부실이 될 것이 뻔한 여신을 확대하라고 압박하는 꼴이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1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외의 시중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총 여신(1월말 현재)은 3조5529억원이다. 총 여신은 은행 대출 뿐 아니라 지급보증액, 약정 한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9348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 9214억원, KB국민 8075억원 등의 순이다. 신한과 우리은행도 각각 4598억원과 3270억원을 보유 중이며, 기업과 부산은행은 각각 928억원과 96억원으로 여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간 은행들은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하는 사이 여신을 오히려 줄여왔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이 혈세를 투입해 시중은행에 빚을 갚아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대우조선이 국책은행의 전방위적인 지원에도 유동성 위기를 되풀이해 겪자 정부가 나서 채권단 멤버인 은행들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은행들 입장에선 곤혹스럽다. 위험관리 차원에서 부실기업 여신을 줄여왔는데, 국책은행들이 부실기업 여신을 늘리다 안돼니 책임을 나누자는 건 말이 안된다는 논리다. 특히 올해 은행별 경영의 최대 목표는 ‘리스크 관리’인데, 정부의 압박 때문에 부실 여신을 은행 스스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자칫 주주로부터 배임 추궁을 당할 수동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은행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충당금 부담 확대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며 충당금을 3400억원 가량 적립한 상태다. 적립금 적용 대상 여신이 2조424억원임을 고려하면 16.6%의 비율이다. 현 상황이 유지하게 되면 은행들은 추가 여신에 대한 요주의 등급 충당금 기준인 7~19%를 적립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대우조선에 대해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충당금 적립률은 60~70%로 상향된다. 따라서 대우조선의 대출 규모가 큰 하나금융과 KB금융은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충당금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의 지원방안이 어떤 식으로 결정된다 해도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며 “관련 비용을 1분기에 처리하면 은행의 이익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