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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일과 통계] 뿌리경제의 버팀목, 소상공인
-3월 15일 상공의 날

[헤럴드경제] 영조시대 관료이자 북학파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수원은 18세기 당시 국부 증진을 위해 상공업에 중심을 둔 이용후생 사상이 필요함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저서 <우서(迂書)>에서 양반이라고 상공업자보다 나을 것도 없으며, 상공업자들은 열심히 일하여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상공업 육성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경제개혁 제안을 한 유수원은 당대를 뛰어넘는 예지와 통찰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오늘은 제 ‘44회 상공의 날’이다. 상공업 진흥을 목적으로 제정한 정부 기념일로 매년 3월 셋째 주 수요일로 정해져 있다. 오늘날 상공업은 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상공인들의 활약으로 우리나라는 경제규모 11위(2015년 기준, 세계은행), 수출규모 8위(2016년 기준, 세계무역기구)라는 경제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이에 걸맞게 상공의 날에는 대규모로 기념식을 열어 우리나라 상공업의 발전에 공로가 큰 상공인을 선발하여 포상을 하고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공인을 초청해 산업시찰을 실시하기도 한다.

상공의 날에는 해외시장을 개척해 큰 성과를 낸 기업인과 기술개발에 성공한 상공인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도 같이 축하를 받아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마냥 축하만 받을 형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 9,000명이 증가한 547만6000명을 기록했다. 전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우리나라의 치킨집이 더 많다는 자조 섞인 팩트의 확인처럼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비중은 높은 편이다.

2015년 기준으로 OECD주요국 중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1.4%로 그리스, 멕시코, 칠레, 이탈리아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10.6%), 독일(10.4%), 일본(8.5%), 캐나다(8.5%), 미국(6.4%) 등 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10% 이하였다.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것은 경기 침체 등 외부 환경변화의 영향을 쉽게 받는 계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신생 기업은 창업 3년 후, 38.8%만이 생존할 정도로 불안정한 처지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구조조정의 여파로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떠밀리듯이 자영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서민경제와 지역경제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상공의 날에 유수원의 말처럼 열심히 일하여 생업을 이어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튼튼한 자생력을 갖고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과 사회적 안전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규남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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