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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드인터뷰-아트스퀘어 은 목 대표]"변치않는 즐거움 찾아 유저들에게 행복 선사할 것"


- 2D 도트 그래픽, 손맛 강조한 '크라이즈'로 유저 공략

아트스퀘어 은목 대표는 대구 지역 게임개발사에서만 10년이 넘는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그래픽 디자이너다. 하지만 은 대표가 경험해온 개발환경은 순탄치 못했다. 열심히 개발한 게임이라도 출시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파다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무하던 회사의 사정도 점차 어려워져갔다.
결국 은 대표는 2016년 초, 자신과 뜻을 같이한 5명의 개발자들과 함께 '우리만의 게임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아트스퀘어를 설립했다. 하지만 창업의 현실 역시 녹록지 않았다. 회사를 설립한 후, 6개월이 넘도록 팀원들에게 월급을 지불하지 못했다. 은 대표는 오직 '열정페이' 하나만으로 그 시간을 버텨준 팀원들에게 지금도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결집력을 토대로 마침내 아트스퀘어는 지난 2월 자신들의 첫 번째 모바일게임 '크라이즈'를 시장에 선보였다. 화려한 풀HD 3D MMORPG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2D 도트 그래픽 RPG로 승부를 건 그의 도전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관련업계에선 2D 도트 그래픽과 손맛이라는 '올드스쿨(예전 인기 스타일)'을 선택했다는 점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처녀작 '크라이즈'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아트스퀘어 은목 대표의 개발사 설립에서부터 게임 출시까지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아트스퀘어 은목 대표는 본인을 대표가 아닌 '사장'으로 소개했다. 2D 도트 그래픽만큼이나 '옛느낌'이 물씬 풍겨지는 수식어다. 그가 '대표' 대신 '사장'이라는 직함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2~3명만 모여도 그 중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이 대표라면, 사장은 자기 사람들을 '책임'진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 역시도 이전 개발사에서 밀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준 동료들에게 지금까지도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은 대표는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같은 생각을 공유한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만약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그때와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으로 첫 작품 탄생
은 대표는 아트스퀘어 설립 초기, 자신이 사회생활을 하며 모아놨던 돈이 자본의 전부였다. 당연히 월급조차 지급할 수 없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회사에 필요한 장비나 임대료를 직접 마련하는 것뿐이었다. 은 대표와 팀원들은 오로지 '만족할 만한 완성도를 가진 게임'을 목표로 개발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3월부터 대부분의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회사 사정은 조금씩 나아졌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아이트리웍스를 통해 콘텐츠 마무리 단계에 있던 '크라이즈'의 베타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돌아온 평가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은 대표와 팀원들 모두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른 길은 없었다. 은 대표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반년 동안 '크라이즈'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2월 올드패션의 매력을 듬뿍 담은 아트스퀘어의 데뷔작 '크라이즈'가 정식 출시했다. 은 대표와 개발자들이 피처폰 시절부터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2D 도트 그래픽을 선택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은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2D 고유의 레트로한 매력 속에서 세련된 화면을 선보이고자 했다. 이를 위해 기존 게임에 비해 그래픽에 더 많은 공수가 투입돼야만 했다.
특히, 은 대표는 데뷔작 '크라이즈'가 아트스퀘어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작품인 만큼, 유저들에게 게임의 진짜 '손맛'을 느끼도록 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자동전투'를 통해 게임을 감상하는 것도 일종의 즐거움일 수 있지만, 진짜 재미는 유저가 직접 플레이할 때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6명의 개발자 전부가 다들 2D게임을 개발했던 '오락실 세대' 사람들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크라이즈'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자신 있는 요소들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점이 제가 직접 개발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결국은 유저의 만족
아트스퀘어는 원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자체적으로 '크라이즈'의 퍼블리싱을 진행한 상황이다. 은 대표는 대구 지역 개발사 입장에서 서울에 위치한 퍼블리셔를 만나는 일이 힘들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면 자주 만나야 하는데, 여차저차 미팅이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퍼블리셔를 찾기 위해 지난해 겨울 지스타에도 참가했지만 아쉽게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적절한 퍼블리셔만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퍼블리셔도 우리 게임에 대해 바라는 바가 있겠죠. 물론 현재 인원이 적어서 그래픽 같은 경우에는 시간은 조금 걸릴 겁니다.(웃음) 상호 조율은 필요하겠지만,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만큼, 언제든지 연락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은 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게임성'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저들이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아트스퀘어만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 출시 후 얻게 된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분명 자신의 고집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은목 '사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유저들에게 완성도 높은 게임을 통해 손맛의 즐거움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도트게임 개발사'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즐거움'이라는 초심으로 돌아왔습니다. 누구나 게임은 즐겁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높은 완성도, 플레이가 즐거운 게임과 같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유저들이 공감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Side Story-지역 개발사, '정보'와 '인력' 부족하다
   

   

은목 대표는 "'지역 개발사는 힘들다'는 생각은 일반적인 오해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쟁 개발사가 적어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임대료나 물가가 싸기 때문에 인디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서울에 있는 것보다 재정적으로 장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역 개발사들의 정보와 인력 부족은 확실히 해결돼야 할 단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게임 개발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경력직을 섭외하거나 인력을 자체적으로 키워야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지역 게임 개발사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대표 자신의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 2004년    레드포션 그래픽디자이너
● 2007년    씨엘지 그래픽팀 주임
● 2010년    류엔소프트 그래픽팀
● 2011년    아베크게임즈 그래픽팀 대리
● 2016년    現 아트스퀘어 사장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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