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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영, 이렇게 이렇게 성숙한 배우를 봤나
월계수…’서 민효원역으로 새 이미지
‘아츄커플’로 과분한 사랑에 감사
빨리보다 올바른 방향보고 걸어와
기회되면 소년소녀가장 돕고싶어


눈이 큰 배우 이세영(25)은 아역 출신이다. 드라마 ‘대장금’(2003년), 영화 ‘여선생VS여제자’(2004년)에 출연했을때 이세영의 나이는 12~13살이었다. 이세영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오면서도 아역배우가 경험하기 힘든 일반인들의 성장 과정을 성실히 밟았다. 여중, 여고, 여대(성신여대)를 다니면서 공부와 학업외 활동을 했고, 카페 알바도 경험했다.

“아역배우 출신이지만 학업을 마치고 성인이 된 다음 연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나와 엄마가 일치했다. 학창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공부하고 여행하고 수련회도 가봤고, 학우들과 매점에서 빵 사먹고 급히 들어가는 그런 경험도 나에게 소중했다.”

이세영은 소속사를 정한 지도 얼마되지 않았다. 기획사 대표가 이세영 엄마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하는 등 유혹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마는 딸의 미래를 회사가 결정한다고 생각해 회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세영은 ‘대장금’과 ‘여선생VS여제자’이후 최근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민효원 역을 맡기 전까지 대중에게 각인된 캐릭터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그동안 성인연기를 위한 값진 인생경험을 다양하게 했다.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를 한 게 6살때다. 나는 연기하고, 엄마는 나의 선택에 맡기는 식이었다. 이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것들이 지나가버릴까봐 아쉬움은 있었지만, 빨리 뭘 해야한다는 강박은 없었다. 빨리 걷기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걷자. 천천히 걸어도, 종전보다 발전하면서 나아가면 된다. 부모도 나의 행복이 먼저라고 하셨다. 스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태함 없이 꾸준하게 하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내가 못 가진 걸 가진 사람에 대한 질투는 없다. 같이 잘 됐으면 한다.”

이 처럼 성숙되고 대견한 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이세영의 관심도 조금은 각별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학교를 짓는다거나 소년소녀 가장 재단을 만들어 후원하고 싶다. 비전과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한다.

“어릴 때 촬영하러 다니면서 서울역을 많이 자나쳤다. 노숙자들이 많아 위험하다고도 생각했는데, 느끼는 게 있었다. 주위에서 조금만 신경써주면 하는 생각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세상이 됐으니까, 인재 양성 기회를 줘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획일화된 교육도 바꿔줬으면 한다.”

이세영에게 요즘 아역배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지를물어봤다.

“아이들이 무엇이건 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핸드폰도 다 가자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야 휴대폰을 지녔다.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어릴때 잘 모르고 선택하거나, 단순 진로를 정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 요즘 아역배우들은 성숙하고 다재다능하며 끼도 있다. 외모도 완성형이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세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했다. “지금까지 제가 각인된 작품이 별로 없는 건 부끄럽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이번에 기대 이상의 사랑과 연기 케미로 ‘인생캐(릭터)’를 만난 만큼 앞으로 변신 가능성을 열겠다.”

그가 맡았던 민효원은 철 없는 부잣집 딸이지만, 의외로 속이 깊고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캐릭터다. 이세영은 이런 캐릭터를 잘 연기해 호평을 받았고, 강태양(현우)과 만들어간 ‘아츄커플’은 기대 이상의 큰 사랑을 받으며 갈수록 분량을 늘려나갔다.

“집안(극중)이 망하면서 다들 오락가락하니까 저라도 중심을 잡아야 했다. 민효원은 고비를 겪으면서 성장한 것 같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캐릭터는 아니다.”

이세영은 사랑도 조건이 개입되지 않았고, 자신이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직진녀’였다. “댓글중에는 스토커가 아니냐는 글도 있었지만 귀엽고 천방지축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선배님과 스태프 등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배려해주셨다.”

이세영의 실제 성격은 민효원과 다르다고 했다. 성격은 시원하고 결단력도 있는 편이지만 태양에게 밀당도 했을 것이라고했다.

“이동건 조윤희 선배가 실제 커플로 발전한 지 몰랐다. 두선배의 열애를 응원한다. 하지만 저와 현우 오빠와는 비지니스 관계다. 현우 오빠는 나보다 7살이 더 많다. 현장에서는 현우 오빠보다 카메라 감독을 보고 연기한 게 더 많다. 처음에는 현장에서 긴장했다. 키스신이 난감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현우 오빠와 내가 좋아하는 이성상이 서로 다른 것 같다. 나는 남자다운 듬직한 형을 좋아하고, 현우 오빠는 여성스러운 여자를 좋아한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남자다.”

이처럼 이세영은 형식적인 인터뷰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신구와 김영애 등 대선배의 연기를 보고 뭉클함을 느꼈고, 연기의 진정성에 대해 또 한번 배웠다. 이세영은 배우로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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