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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국정교과서 못마땅하다고 입학식도 못치러서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 신입생 입학식이 결국 파행됐다. 일부 신입생과 학부모의 연구학교 지정 반대 시위로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교과서 선택 문제로 학생들이 입학 축하는 커녕 커다란 상처만 안게 돼 실로 유감스럽다.

거듭 강조하지만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역사적 사실은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지적 균형감을 키워주자는 게 역사 교육의 목적이다. 그런데 이를 한 방향으로만 몰아가는 건 역사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며 교육적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많은 국민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 건 이런 까닭이다.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정역사교과서가 그 해답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교조와 시민단체 등이 이 교과를 채택한 문명고를 싸잡아 비난하고 마구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들은 일부 학부모들과 함께 교장실을 찾아가 소동을 벌이고, 교내에서 시위 집회까지 열었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국정교과서가 마땅치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철회하라고 항의하고 투쟁해야 할 상대는 채택 학교가 아니라 교육 당국이어야 한다. 결국 이로 인해 학생들의 소중한 수업권까지 침해받게 된 게 아닌가. 교육 문제를 가장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당국이든 전교조든 역사 교과서를 이념 구현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된다. 만에 하나 그런 의도가 보인다면 국민들은 그게 어떤 형태든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세력도 마찬가지다. 국정역사교과서가 특정 이념 쏠림이 심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객관적이고 균형감있게 역사를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도록 검정 교과서를 대폭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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