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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보조금 깎는다…2020년 1000만원으로 뚝↓
-2018년 1200만원→2020년 1000만원
-환경부 “보조금 감소 불가피”
-제주시도 “점진적으로 줄일 것”
-국산, 수입차도 타격 예상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올해 전기차 보조금 신청 규모가 지난해보다 4배나 급증하며 전국 지자체 절반 이상이 조기마감되는 등 전기차 열풍이 일고 있지만, 정작 전기차 1대당 제공되는 보조금은 내년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전기차 보조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올해를 정점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감소세로 접어들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전기차 SM3 Z.E.를 타고 부산 지역 주요 관광지를 돌며 친환경 미션을 수행하는 ‘부산 에코랠리’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전기차는 출고가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아 보조금이 줄면 상대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 수밖에 없어 내년 들어 전기차 열풍이 급속도로 식을 수 있다.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국산차 및 수입차 또한 보조금 감축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부의 ‘전기차 보급확대 및 산업육성을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르면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2019~2020년 1000만원으로 낮춰질 예정이다. 현재 전기차 1대당 1400만원의 보조금에서 400만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당장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부대의견에 ‘2017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1400만원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초만 해도 전기차 1대당 1200만원을 지급하다 7월 들어 1400만원으로 올렸다. 올해도 1400만원을 유지하기 위해 국회에 예산안을 올려 통과시켰지만, 1400만원 지급이 올해까지만 가능하다는 국회 답변이 돌아왔다.

이 같은 의견이 당장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내년에도 1400만원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 내 예산담당 부서는 물론 기획재정부에서도 국회 예결위 부대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계속 1400만원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환경부 내부에서도 전기차 보조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내년 보조금은 1200만원으로 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률 52%를 차지하며 전국 가장 큰 시장인 제주특별자치도도 점진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줄일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700만원에서 올해 600만원으로 낮췄고, 정부 방침에 따라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보조금을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이 동시 줄면 전기차 구매비용이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돼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르고 있다. 올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것도 지난해 상반기 보다 정부 보조금이 200만원 올라갔기 때문이다.

전기차 출시 확대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용량이 큰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곧 개발비용 증가로 이어져 전기차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주행거리가 길어진 전기차가 더 높은 가격으로나오는데 보조금이 줄면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당장 현대차는 2020년까지 SUV를 포함한 전기차 4종을 선보이고, 내년부터 주행거리를 30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런 계획 아래 보조금이 줄면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년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국내에 들일 테슬라 또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3은 국내 소비자들이 사전예약에 적극 나서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업체들이 전기차 출고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따른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유한한 정부보조금에만 기대 전기차를 판매할 수는 없다”며 “완성차 업체, 배터리 업체 등의 공동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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