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쉼표] 이순신 포럼
내리사랑은 조건이 없다. 핏줄이 못 났어도 보듬는다. 목숨 바쳐 나라지킨 선대(先代)라면 애정의 폭은 더 광활할 수 있다.

‘이순신 포럼’이란 게 생긴다. 정부가 발표한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방안’에 들어있다. 이순신 장군 관련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통합상품을 만드는 걸 연구하는 게 목표다. 포럼을 만드는 이유가 있다.

여수시가 10억원, 보성군이 90억원, 통영시가 408억원…. 거북선 체험장, 한산대첩 병선마당 같이 이순신과 연관된 관광지를 꾸미는 데 지자체가 중구난방으로 투자한 돈이다. 3년 전 개봉해 성공한 영화 ‘명량’의 영향으로 본다. 돈 될 만한 게 뜨면 달려드는 지자체의 타는 목마름이 안타깝다. 

[사진출처=123RF]

전남ㆍ경남의 8개 시군을 벨트로 묶어 단일브랜드의 관광 상품을 내놓겠단다. 단절의 이정표인 동서의 해안길ㆍ바닷길을 잇는 거다. 영호남을 가리지 않고 남해를 호령하던 이순신 장군이 왜 이제야 이런 걸 하느냐며 흡족해할지 모른다.

거창한 건 접어두고 아류에 머물까 불안한 점도 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스페인 말라가의 해안선인 코스타 델 솔 등을 참고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산토리니처럼 해안가 주택 지붕의 색깔을 일률적으로 맞추겠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다. 탁상행정 냄새가 난다. 뭐라도 하는 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다면 할 말 없다.

여기서 잠깐. 때가 때인지라 남해안 관광벨트 안에 저도(猪島)가 있는지 살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냈고, 최순실 게이트의 정황 증거사진으로 나온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 사이에 있는 섬 얘기다. 포함된듯, 아닌듯 벨트는 거제가 종착지다. 조사든 변론이든 운만 띄우다 칩거하는 그처럼 애매하다. ‘대통령의 시간’이 코 앞이다. 전대미문의 시간을 후대는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