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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김필수]‘레버넌트의 곰’ 안철수는 언제?
조기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3월초로 예상된다. 이러면 대선은 5월초다. 야권주자들은 정비가 됐다. 여권은 혼란스럽다. 10여명의 후보군이 난립중이다. 물론 예선(경선)을 거치면 곧 추려진다. 본선은 대개 3파전을 점친다. 그 한 축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있다. 수년 전 ‘태풍의 눈’이었고, 지금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잦아들었다. 안 전 대표는 다시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얼마 전 모 일간지에 실린 한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인터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직설적 화법이 트럼프와 판박이다. 그가 전한 트럼프의 전략은 안 전 대표가 곱씹어볼 만하다.(다만 전략만이다. 트럼프의 정책이나 이념은 별개로 하고서다)

#“지금의 펜타곤은 최소한 삼각형으로 줄여야 한다”=말이 참 쉽다. 귀에 쏙 들어온다. 심지어 눈으로도 읽힌다. 오각형(펜타곤ㆍ국방부)을 삼각형으로 줄이란다. 미국 행정부 규모를 40% 이상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선언적 명제가 아니다. 깅리치는 “조직과 인력 모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명확하다. 안 전 대표는 사실상 이번 대선이 ‘재수’다. 준비됐어야 한다. 지금쯤이면 명확한 비전과 정책을 쏟아내야 한다. 그것도 알아듣기 쉬운 말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밋 롬니 전 대선후보는 ‘2주일짜리 토끼’였다”=트럼프는 주류 언론과 척을 졌다. 그러고도 당선됐다. 그는 동물적 감각으로 언론의 속성을 읽어내고, 활용했다. 깅리치는 “쫓을 토끼(기삿거리)를 주지 않으면 스스로 토끼를 만들어 쫓는 게 언론”이라는 트럼프의 생각을 전했다. 트럼프는 꾸준히 토끼를 제공했다. 일부러 토끼를 만들기까지 했다. “국무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밋 롬니 전 대선후보는 ‘2주일짜리 토끼’였다”는 깅리치의 말은 소름을 돋게 한다. 안 전 대표는 언론 다루기에 능숙하지 않다. 대신 ‘선수’인 박지원 대표가 옆에 있다. 그라면 능히 ‘토끼’를 만들고, 던질 줄 안다. 그를 100%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는 영화 ‘레버넌트’에 나오는 거대한 곰 같은 사람이다”=트럼프는 당내 경선에서 무려 16명을 제치고 올라왔다. 막말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독하게 싸웠다. 소신과 철학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망가졌다. 깅리치는 트럼프를 영화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 나온 거대한 곰에 비유했다. 건드리면 깨어나서 다가와 할퀴고 짓누른다는 것이다. 포기를 모르는 승부사로, 임기 내내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전 대표는 천성이 유하다. 초기의 우유부단함도 여기서 기인했을 것이다. 스스로는 이제 ‘강(强)철수’가 됐다고 한다. 더 격해져야 한다. 안철수 하면 연상되는 동물이미지가 ‘곰’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왕이면 ‘레버넌트의 곰’이 돼야 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안 전 대표는 세 가지 무기 장착에 더 주저할 이유가 없다. ‘명확한 입장, 공세적 행보, 과격한 논쟁’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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