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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랩] 미혼 서울 25~34세 절반 캥거루족 27%가 고립생활
男 평균 초혼연령 33세·女는 30.8세
청년층 전세·월세 비율 70.4% 달해
사무직 종사자 최다, 판매·서비스직 순
베이비부머 62% ‘내집’ 에 강한 애착

#.경기도 파주에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 정모(29) 씨에게 독립은 꿈 같은 일일 뿐이다. 서울 유명 대학을 다닐때만해도 통학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학교 주변에 원룸을 얻어 자취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졸업 이후 취업전쟁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린다.

물론 서울에서 혼자사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비싼 월세에 보증금까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 씨는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다”며 “캥거루족이 편하다고 하는데 부모님 눈치가 보여 가시방석이다”고 했다. 이어 “취업을 해도 사실상 독립은 힘들 것”이라며 “다만 당당하게 부모님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10명 중 5~6명이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 집에 얹혀살거나 경제적 의존을 끊지 못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캥거루족은 성년이 되고도 독립하지 않는 등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극심한 취업난을 뚫어도 부모 곁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13일 서울연구원의 ‘한눈에 보는 서울’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미혼 25~34세 청년 55.9%는 3인 이상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44.1%만이 독립 상태인 1~2인 가구형태였다.

▶청장년층 68%가 미혼=서울 인구의 20.1%를 차지하는 25~34세 청장년층은 10명 중 7명(68.2%)이 미혼이었다. 서울연구원은 “초혼 연령의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며 “2015년 남성과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각각 33.0세, 30.8세로 2000년의 29.7세, 27.3세에 비해 3세 정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사는 청장년층은 사무직 종사자가 45.2%로 가장 많았고 판매직(12.6%), 서비스직(12.1%)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사회활동을 이제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들이라 경제기반이 약했다. 2015년 청년층 전ㆍ월세 비율은 70.4%에 달해 1년전인 2014년(68.0%)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택 자가소유 비율은 29.6%에 불과했다.

결혼을 미룬 채 캥커루족 생활을 하는 서울의 많은 청장년층은 개인 중심적 생활에 익숙했다. 27.0%가 지난 1년 동안 모임 또는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서울 청년 10명 중 적어도 3명은 ‘혼자 노는 것’에 거부감이 없이 고립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캥거루 자식 품고 사는 베이붐세대=취업준비생 혹은 갖 취업한 직장인을 둔 부모 세대의 상당수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다. 서울에 사는 베이비붐 세대는 136만명으로 전체의 14.2%를 차지한다.

‘자가 마련’과 ‘마이카 시대’의 꿈을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 가구주의 주택 자가 소유자 비율은 62.5%나 되고 이후 세대 주택 자가 소유 비율 25.9%과 비교해보면 2배 이상이나 높다.

서울연구원은 “풍족함을 누리지 못했던 베이비붐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은 일생의 꿈이자 노후 대비를 위한 가장 안전한 재테크 수단이었다”며 “내 집 소유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70% “계층이동 가능성 높지 않다”=개인의 노력을 통한 지위 상승을 낙관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2015년 노력을 통해 개인의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32.4%에 그쳤다. 서울 시민 69.8%가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지 않다”(보통 41.9%, 낮다 25.7%)고 응답했다.

또 가구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세대내ㆍ세대간 상향 이동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500만원 이상 소득집단의 경우(33.2%) 200만원 이하 집단(29.0)보다 긍정적 인식 비율이 4.2%포인트 정도 높게 나왔다.

서울시민들은 ‘나의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에 비교적 짠 점수(32.4%)를 줬지만 자녀세대의 희망은 높았다. ‘자녀의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46.6%가 ‘높다’고 응답했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17.7%에 불과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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