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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 ] 시대의 변화 ‘호주오픈’ 새 로고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처음에는 한글의 자모음 같았지만, 잔잔히 살펴보니 영어 약자를 간편하게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설 연휴 기간중 케이블 TV에서 생중계된 올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새로 바뀐 로고를 보면서 “참 잘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의 숨막히는 남자단식 결승전을 시청하면서 눈길은 자꾸 새 로고로 쏠렸다.

호주오픈에서 영문자인 ‘A’와 ‘O’를 따서 선보인 새 로고는 한글의 자모 ‘ㅅ, ㅇ’을 연상케했다. 마치 ‘서울’시 로고로 써도 될 정도로 보였다. 기아자동차가 오래전부터 메인스폰서를 맡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한 호주오픈은 한글 자모처럼 느껴지는 새 로고로 인해 더 친근감이 들었을 법하다.

지난 해 10월 호주테니스협회는 “더 많은 새로운 관중을 창출하고 디지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즐기는 스포츠’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려는 의지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호주오픈 새 로고의 제정 취지를 밝혔다. 100여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는 호주오픈을 개최하고 있는 호주협회는 디지털 시대에 변화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로고 교체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호주내 브랜딩회사와 로고변경작업에 착수했다. 새 로고는 1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됐다.

호주오픈의 기존 로고는 서브를 넣는 사람이 형상화했던 모습이었다. 기존 로고는 테니스 자체를 표현하는 데 그치고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고자 하는 호주오픈의 미래 방향점을 보여주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는게 협회측의 설명이다.

호주오픈 기간중 멜버른 파크에서 열리는 각종 이벤트와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를 함께 즐기기를 원하는 팬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단순한 테니스 대회가 아닌 ‘축제’ 형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로고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새 로고는 디지털 플랫폼에 맞도록 단순화하고 어떤 곳에서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강조했으며 축제의 호주오픈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둬 제작됐다. 로고 하나도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여 만드는 가를 잘 보여주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려는 장기적인 안목과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충족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올해 호주오픈은 새롭게 변신한 로고에 부응하듯 역대급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무릎부상을 딛고 코트에 복귀한 로저 페더러가 남자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을 3-2로 제압하고 우승, 2012년 윔블던 이후 4년6개월만에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복귀했다. 경기는 3시간 37분이 걸린 대접전이었다.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나달을 꺾은 것은 2007년 윔블던 이후 올해가 10년만이다.

여자부 단식에선 윌리엄스 두 자매의 맞대결이 펼쳐졌는데, 세레나 윌리엄스가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메이저 대회에서 2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보통 스포츠 대회의 로고는 경기만을 이미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호주오픈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상징성을 잘 구현한 로고와 함께 세계 테니스팬들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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