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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랩] 청소년 3명중 1명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성인의 두배
중학생 36.3% 최고, 고교생·초등생 順
물리적인 학폭 줄고 사이버폭력은 증가
짧은 문장 익숙해지며 독해 능력 저하
정부, 내년부터 매년 10시간씩 예방교육


#1.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몰래 보다 벌을 받고 스마트폰을 압수당하자 친구의 스마트폰을 훔쳐 사용하고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제3차 스마트폰·인터넷 바른사용지원 종합계획안의 한 고교생 사례)

#2. 인천의 한 중학생은 지난 9월 동급생이 SNS를 통해 학교폭력을 당한 자신의 과거 사실을 언급하며 “찌질하다”고 놀리자 학생부에 신고한 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중ㆍ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스마트폰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자율 조절 능력이 부족한 일부 학생들에게 게임이나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중독) 위험 비율이 높아지고, 이른바 ‘카카오톡 왕따’ 등 사이버폭력 비중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중독) 위험군 비율은 지난해 31.6%로 성인(13.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과의존 위험군 학생 비율 역시 2013년 25.5%에서 2014년 29.2%, 지난해 31.6%로 해마다 증가했다. 학령별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중학생이 36.3%로 가장 높고, 이어 고등학생(29.9%), 초등학생(25.5%), 대학생(24.7%), 유치원(13.0%) 순이었다.



사이버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가 지난 9월19일부터 10월28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74만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6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가 2012년 이후 5년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사이버 폭력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괴롭힘이 전체 폭력유형 가운데 10%를 차지했는데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3%포인트 증가했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심의하는 사건 중 사이버폭력 관련 사안 비중은 2013년 5.4%에서 2014년 6.1%, 2015년 6.8%로 매년 증가 추세다. 앞선 사례가 벌어진 인천의 초·중·고교에서는 사이버 폭력으로 학폭위가 열린 건수가 2013년 44건, 2014년 46건, 지난해 6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중학교에서 발생한 사이버 폭력은 2013년 25건, 2014년 34건, 지난해 38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결과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개국 중에서 문장이나 자료 등 정보를 읽고 논리적인 판단으로 자기 생각을 기술하는 ‘읽기’ 능력에서 3~8위(517점)를 기록했다.

3년 주기로 시행되는 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2006년 1위, 2009년 1~2위, 2012년 1~2위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스마트폰과 SNS의 짧은 문장에 익숙해지면서 독해 능력이 저하돼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읽기 점수(516점·3~8위)를 기록한 일본 역시 전회 대비 22점이나 떨어져 충격에 빠졌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긴 문장을 읽을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정보를 읽고 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 각 부처가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부터 학년별로 10시간 이상, 학기당 2회 이상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게임·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및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대책’을 마련,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담당교원 연수, 디지털교과서 교원 연수 등을 통해 스마트기기의 순기능을 확대해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대한 자율적 조절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범자·신동윤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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