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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AI시대, ‘제3의 농업혁명’ 준비해야
우리 농업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농업성장과 경제발전의 토대가 됐다. 우리나라는 1977년 통일벼 개발로 민족의 숙원이었던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식량자급을 이뤘다. 길쭉하고 찰기가 없는 안남미, 즉 인디카 쌀을 먹은 기억은 사라진지 오래다. 자포니카와 인디카 종의 장점만 결합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킨 통일벼 개발은 ‘녹색혁명’이라 불린다. 또 여름 한철에만 먹었던 신선한 채소를 흰 비닐하우스 재배를 통해 연중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성과를 ‘백색혁명’이라고 한다. 벼농사 위주에서 벗어나 품종을 다양화, 고급화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혁명이 요구된다. 농업분야에서 제3의 기술혁명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달과 광범위한 응용으로 농업분야의 새로운 기술혁명이 눈앞에 와있다.

인공지능은 지능형 소프트웨어, 인프라 컴퓨팅, 뇌과학 등 여러분야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농업분야 응용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물 부족, 병해충 발생, 환경오염, 사막화와 경지면적 감소로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인간이 먹고 살 식량생산은 한계에 달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세계인구를 90억명으로 전망하며 필요한 식량생산 규모는 현재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농업기술과 투입자원으로는 필요한 식량생산이 근본적으로 어렵다. 농업노동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되므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제해결이 불가피하다. 종자개발, 하우스재배, 원격제어, 로봇제초, 온도ㆍ습도 및 환경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될 것이다. 농업노동력 부족은 ‘로봇농부(Robot Farmers)’로 보완이 가능하다. 로봇농부는 씨앗을 뿌리고 비료와 제초제를 주는 등 인간 수십명이 할 일을 혼자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10~20년 내 일본 노동인구 절반인 약 2500만명이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인공지능과 유사한 첨단 농업기술이 이미 농업분야에 깊숙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수직형 빌딩 농장(Vertical Farm)’이다. 빌딩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최첨단 농업기술 복합체다. 필자는 2010년 ‘수직형 빌딩농장’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딕슨 데포미어 교수와 면담했다. 그는 “기상이변에 대비하고 식품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직형 빌딩농장의 도입은 불가피하며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층 규모의 수직형 빌딩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5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현실로 다가온다.

미래 농업과 기술 변화를 정확히 전망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토지 중심의 1차 생산, 아날로그 방식의 전통농업은 사라지고 기술혁명에 바탕을 둔 새로운 농업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에 바탕을 둔 기술농업에 대한 두려움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과 인공지능은 농업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다. 다가오는 인공지능 농업시대에 대비하여 한국 농업이 독자적인 ‘제3의 기술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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