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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인공지능(AI)과 농업의 미래
최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큰 화제를 모았다. 알파고가 승리를 거뒀지만 ‘인간만의 아름다운 바둑’을 둔 이세돌 기사에게 많은 격려와 찬사가 쏟아졌다. 이번 대결은 단순한 바둑대국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발달과 향후 인류의 미래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인공지능, 즉 AI(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AI가 인간을 앞서고 지배할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훨씬 빠르게, 적은 비용으로, 실수 없이 해낸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AI를 움직이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기술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인간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은 지배적이다.

최근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10~20년 내 일본 노동인구 절반인 약 2500만명이 AI와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의성이 필요 없는 일자리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농업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고령화,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농업계는 로봇농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의 식물공장에 재배시설을 모두 자동화해 세계 최초로 ‘상추 로봇농장’을 만들었다. 로봇이 상추에 물을 주고 솎아내고 수확도 한다. 첨단기술이 습도와 온도, 조도를 점검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하루 2만여개 이상의 상추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로봇공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농무부도 ‘국가로봇 계획(National Robotics Initiative)’에 따라 농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개발한 ‘로봇농부’가 씨앗을 뿌리고 비료와 제초제를 주는 등 인간 수십명이 할 일을 몇 시간 만에 해치운다. 목양견 로봇, 과수원 로봇 등도 속속 등장한다.

일손부족이 우리 농업분야의 심각한 과제다. 정부 차원에서도 각종 시험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김매기 로봇’을 활용해 힘든 농작업 중 하나인 잡초 뽑는 역할을 했다. 날씨와 상관없이 작업할 수 있고 인간 10명 이상의 일손을 대신한다.

파종, 이식, 접목을 비롯해 농산물 분류나 적재를 돕는 로봇도 개발됐다.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영농작업에 로봇이 투입되면 일손부족 문제도 해결되고 작업효율도 향상될 것이다.

앞으로 파종, 재배, 수확, 분류, 운송 등 많은 작업과정에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전망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농작업은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AI나 로봇을 활용한 농업활동은 단기적으로 일손 부족을 해소할 수 있고 농업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다. 농업과 식품분야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환경,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로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계기도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계농업이 발달해 농업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많다.

미래 농업은 기술발전과 인간의 창의력이 융복합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순환적인 미래농업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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