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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북한의 GPS 교란공격, 우리 군에 무용지물인 이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지난 31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첨단 신기술이 반영된 우리 군의 무기체계에 혹시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 항공기나 어업에 나선 선박 역시 GPS 장치에 기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국민 생활의 불편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북한은 지난 31일 오후 7시 36분께부터 황해도 해주와 금강산 일대에서 GPS 교란 전파를 최대 출력으로 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내에서 GPS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31일 7시 40분을 기준으로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최전방 인접 지역에 GPS 전파 혼신 위기대응 경보 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우리 군 역시 7시 40분 기준 GPS 전파교란대응반을 구성해 본격 대응에 들어갔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31일 저녁부터 GPS 교란 공격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일단 피해 사례는 민간 차원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따르면, 동해와 서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 여객선, 상선 등이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 연평도, 선미도, 팔미도 등의 해역과 동해 속초, 주문진 인근 해역에서 3차례에 걸쳐 북한의 GPS 교란 전파가 발사돼 선박 280여척의 GPS 항해장치(플로터)가 오작동한 것으로 보고됐다. GPS 플로터는 차량의 네비게이션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이동식 전파교란 장비

지난 31일 저녁 GPS 교란 공격 당시에는 우리 항공기 2대가 교란 공격을 당했으나 운항에 이상을 겪지는 않았다. 군은 아직까지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31일 19시 30분경부터 군사분계선(MDL) 북방 해주, 연안, 평강, 금강 등 4개 지역에서 민간 교통안전 등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군사작전을 방해하는 GPS 전파교란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GPS 교란 공격이 가해지면 우리 군 장비 중 전투기, 이지스구축함, 유도무기 등 GPS를 사용하는 최첨단 무기의 피해가 우려된다. 그러나 실제로 군이 입은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용 장비의 GPS 피해 사례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군은 민간의 상용 GPS와 군용 GPS를 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최신형 첨단무기일수록 GPS의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며 “그러나 군에서는 상용 GPS와 군용 GPS를 같이 쓴다. 평상시 상용 GPS를 쓰다가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군용 GPS로 전환해 교란 가능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군용 GPS는 암호화돼 있어 상대방의 GPS 교란 공격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모든 군 장비가 군용 GPS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향후 피해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군이 보유한 군 장비 중 미국에서 수입한 무기체계 다수는 군용 GPS가 장착돼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무기나 미국 외 나라에서 수입한 무기 중 다수는 군용 GPS가 아닌 민간용 상용 GPS가 장착돼 북한 GPS 교란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이에 대해 당분간 북한의 GPS 교란 공격이 지속되는 기간에 한해 상용 GPS만 장착된 군 장비 사용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 관계자는 ”우리 무기체계 중 상용 GPS와 군용 GPS를 사용하는 장비가 분류돼 있고, 유사시 군용 GPS 장비를 선택해 쓸 수 있기 때문에 북한 GPS 교란공격이우리 군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GPS 재밍(전파 교란)에 대한 역재밍 능력도 갖추고 있어 더욱 피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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