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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수색역에서

  • 기사입력 2016-03-15 11:01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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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북의 끄트머리 수색역 삼거리 부근에는 대중목욕탕 2곳이 왕복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겨우 100m 떨어진 거리에 오래된 ‘OO탕’ ‘OO사우나’ 입구가 서로를 향해 있으니 별스럽다.

주민 설명을 들으면 이해된다. 수색(水色)에는 지금은 문닫은 삼표연탄 공장과 무연탄 화물열차의 종착역이 있었다. 저녁 퇴근 무렵 인부들은 집에 가기 전 역 앞 목욕탕에 들러 탄가루를 씻어내고 하루의 피로도 풀었을 것이다. 이런 배경 설명을 들으면 낡고 촌스러운 주변이 달리 보인다. ‘양복점’ ‘전당포’ ‘OO호프’ ‘역전이발소’ 등 변하지 않은 8ㆍ90년대식 상호명도 정겹다. 가재울뉴타운, 수색증산 재정비촉진지구 등 개발 바람에도 살아남은 옛 풍경이다.

2층 짜리 수색역사가 완공된 지 올해로 10주년이다. 2009년 경의선 개통 이후 수색역세권 개발 등 얘기는 많았지만 현 주민이 느낄 수 있는 발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후 수색역 광장에 활력은 떨어지고 추억꺼리 조차 사라지고 없다. 외려 맞은편 재래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1958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구 역사(驛舍)는 2005년에 철거됐다. 지금은 영화 ‘봄날의 간다’ 속에서나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구역사 자리는 주차장으로 바뀌어 더없이 밋밋하고 썰렁한 풍경에 일조한다.

불과 700m 거리에 지하철 6호선과 경의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조성된 탓에 수색역은 이용자가 적어 한산하다. 주민들 사이에선 구 역사를 문화재로 지정, 보존했어야 했다는 아쉬운 소리가 들린다. 최소한 개찰구나 기차표 검수기 등 일부만이라도 남겨 전시했다면 어땠을까. 자녀에게 서울의 옛 모습을 보여주려는 부모 등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졌을 터다. 

이것 말고도 수색이 가진 스토리는 풍부하다. 서울의 대표적인 저개발 지역인 탓에 수색 주변의 삶은 여러 문화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시로, 영화로 재탄생하게 했다.

서울에선 재개발, 재건축, 도시재생 사업이 한창이다. 그런데 주거환경개선,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켜켜이 쌓여있는 추억을 가볍게 쓸어버리는 일이 적지 않다. 40년 넘은 개포 저층 아파트만 해도 도시 주거문화의 한 단면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없지 않다. 연탄 화덕이 있는 거실과 연탄재를 배출하도록 한 벽체 구조는 통째로 서울역사박물관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을 그림이다.

재생, 복원 보다 중요한 것이 보존이다. 또한 현주민의 삶과 공유하지 않은 개발은 건축물 덩어리 이상의 가치가 없다. 신구(新舊)가 공존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세심한 개발을 기대해 본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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