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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외식창업 성공의 디딤돌‘에이토랑’
“먹는 장사하면 적어도 굶지는 않는다.” 한 때는 ‘진리’처럼 여겨지던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우리나라 외식업은 창업 대비 폐업률이 94%에 달한다.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신규 외식업체의 1년 이내 폐업률이 45%에 달한다. “음식 장사가 제일 만만하다”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망하는 외식 창업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숫자는 2006년 614만여명에서 2014년 565만여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음식점 및 주점업 등 외식 분야 개인사업체 숫자는 2006년 57만여개에서 2014년 63만여개로 증가했다. 창업 중 외식업 비중은 매년 높아져 21%가 넘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외식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실전 경험용 식당을 직접 개설했다. 열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경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양재동 aT센터 지하에 위치한 팝업레스토랑 ‘에이토랑(aTorang)’은 인터넷 팝업창처럼 일정 기간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실습형 레스토랑이다. 청년들이 직접 메뉴를 만들고 요리하고 홀서빙을 한다. 수익금도 자기들이 가져간다. 공모를 통해 희망팀을 선발, 3주간 운영기회를 제공한다. 임대료, 주방기기 사용료는 전액 지원하나 식재료비, 수도ㆍ전기세 등은 참가자들이 부담한다. 레시피 개발부터 조리, 식자재 관리, 서비스, 경영, 고객응대, 정산, 인테리어, 홍보 등 창업 전 과정을 몸소 체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2월 중순 본격 운영에 앞서 지금까지 4개 팀이 수제비, 곤드레나물밥, 덮밥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일 매출이 최대 12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시범운영 기간에 에이토랑을 방문한 모 언론사 간부도 극찬을 했다.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마다 하나씩 ‘청년창업공간’을 만들어주면 300개의 신사업이 태어난다며 aT가 더 확대하고 널리 홍보해달라고 주문했다.

지금까지는 대학생 위주였으나 5월부터는 창업희망 장년팀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에이토랑 운영을 통해 당사자들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에이토랑을 운영해 본 경기대 외식조리학과 학생은 “지금까지 ‘조리과 출신인데 창업한다면 망하지는 않겠지’하고 안일했던 것 같다”며 “에이토랑을 경험해보지 않고 창업을 계획했다면 아마 큰 좌절과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발명왕 에디슨은 2000번이 넘는 시행착오 끝에 전구를 발명했다. 사람들은 “그 정도 실패했으니 그만두라”고 했으나 에디슨은 “나는 전구 만드는 법을 성공하기 위해 ‘되지 않는 방법’들을 알았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고용규모 축소 등으로 창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철저히 준비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에이토랑을 통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 성공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될 것이고, 외식매장 폐업으로 인한 연간 1조원 이상의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에이토랑이 우리나라 외식업의 ‘성공스토리’를 이어가는 홀씨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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