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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감자가 ‘천연 인슐린’이라고?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그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상황에 맞지 않은 엉뚱한 말을 내뱉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뚱딴지 같다’며 한소리를 듣는다. 어릴적에 자주 봤던 만화책 이름이랑도 같은데, 그때 그 주인공 뚱딴지의 행동을 보고 있자면 어찌나 답답하고 속 터지던지.

뚱딴지의 어원을 몰라도 그 단어 자체가 주는 특유의 어감이 있다. ‘뚱’뚱하고 엉‘뚱’할 것 같은. 돼지감자가 딱 그렇다. 꽃과 잎은 감자의 그것과는 다른데 캐보면 감자같은 뿌리가 대롱대롱 달려있다(꽃은 해바라기와 쏙 빼닮았다). 심지어 모양은 감자보다는 못생겼으니 이보다 더 ‘뚱딴지’ 같은 일이 있을까. 그래서 인지, 돼지감자는 본디 뚱딴지라고 불리는데, 돼지 사료로 많이 써서 돼지감자라는 ‘별명’이 붙은 거라고.

특히 최근 돼지감자는 장내에서 당질 흡수 속도를 늦추는 체내 인슐린 분비를 조절, ‘천연 인슐린’으로 알려지면서 인기 건강식 대열에 합류한 식재료다. 식이섬유 함유량도 높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제격이다.

■ 돼지감자? 아니 ‘당뇨감자’

국내 당뇨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대사장애인 당뇨병은 혈중 당이 많아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당뇨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높다. 최근 OECD 자료에 따르면 만 20세에서 79세 사이의 성인 중 8%가 당뇨환자라고. 이는 OECD 국가 평균(6.5%)보다 높다.

요즘 돼지감자는 ‘당뇨감자’라 불린단다. 몇해전만 거슬러올라가도 돼지나 먹는 사료로 홀대받았을 텐데, 요즘은 없어서 못 먹고, 알면 더 찾아먹게 되는 것이 돼지감자다. 당뇨감자란 별명에서 알 수 있 듯, 돼지감자는 혈당조절력이 좋아 ‘천연 인슐린’의 역할을 훌륭히 한다.

돼지감자를 구성하는 이눌린 성분은 과당으로 형성된 다당류(탄수화물)다. 이눌린 성분이 많은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돼지감자 외에도 우엉, 부추 등이 있다. 


이눌린은 소화과정에서 분해되도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 인체 위장 내에서 흡수되지 않는 섬유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몸 안에서 당으로 바뀌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는 속도를 늦춰준다. 돼지감자가 천연 인슐린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 돼지감자의 이눌린은 소화하기 어려워 방귀를 일으키거나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가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위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받기 전에 돼지사료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돼지감자의 또다른 대표적인 효능은 변비개선과 체중감량이다. 100g당 열량은 73칼로리 정도. 식이섬유 함유량은 1.6g가량이다. 식이섬유가 많아 섭취 후에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체내 중성지방의 농도도 낮춰준다. 장운동을 증가시키고 유산균 증식에도 도움을 줘 변비개선에도 효과적이다.

■ 감자인듯 감자아닌 돼지감자는 어떻게 먹어야?

무릇 감자가 변화무쌍한 변신을 거듭하며 우리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식재로 거듭났듯, 돼지감자를 섭취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생으로 먹어도 좋은데, 주변의 증언에 따르면 쉽게 즐길만한 맛은 아니라고. 감자와 우엉의 중간쯤 되는 맛이다. 생으로 먹는 것이 꺼려진다면 삶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죽으로 만들어먹기도 하고, 볶음이나 조림으로 먹어도 맛이 좋으며, 얇게 썰어서 튀기거나 건조기를 사용해 말리면 아이들 영양간식으로도 손색없는 ‘돼지감자칩’이 된다. 강판에 갈아서 여러 야채들을 넣어 전을 만들어먹으면 뻔한 감자전에 영양까지 더한 맛있는 간식이 완성된다. 


시중에는 이미 돼지감자를 이용한 다양한 식품들이 출시돼 있는데, 돼지감자를 건조시킨 감자칩과 더불어서 눈에 띄는 것이 돼지감자차다. 돼지감자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차를 만들 수 있다. 돼지감자를 깨끗이 씻어 찜통에 찐 후 말린다. 이후 마른 돼지감자를 후라이팬에 덖어 준 후 차로 끓이면 둥글레차 맛과 비슷한 고소한 돼지감자차가 완성된다.

요즘 돼지감자는 대형마트나 약재를 파는 시장 등에서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는 돼지감자 뿐만 아니라 돼지감자를 활용한 건강식품들도 손쉽게 구입가능하다. 구입한 돼지감자는 흙이 묻은 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장기보관을 위해서는 건조시켜 분말형태로 만들어 보관하기도 한다. 보관한 돼지감자를 사용할 때는 흐르는 씻어서 필러를 사용해 껍질을 벗겨 먹으면 되는데, 껍질을 벗긴 돼지감자는 즉시 섭취하는 것이 좋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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