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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생긴것이 뒤에서 호박씨만 깐다고?…맛과 영양이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죠!
가을이 저물 무렵, 시골 외가에서 누렇게 익은 호박 한덩이를 실어왔다. 팥이랑 땅콩, 고구마를 듬뿍넣어 범벅을 만들어야지, 남은 호박으로는 호박전을 만들어야겠다. 커다란 존재감 만큼이나 늙은 호박 속에는 추억이 가득한, 좀체 질리지 않은 익숙한 음식들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솥에 한큼 끓여 냉장고에 차게 식혀서 한 그릇씩 퍼서먹는 호박 범벅의 깊은 맛은 찬 겨울이 올 때 쯤 자연스레 생각나는 추억의 맛이다. 최근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벌써 동네 아이들도 수군수군한다’며 소개한 그것도 마침 호박식혜더라.

무릇 명절을 쇠는 사람들이라면 애호박전 한 번쯤 부쳐봤을테다. 그 뿐이던가. 단호박은 뷔페에서 빠질 수 없는 샐러드재료로, 달콤한 스프로, 체중감량의 동반자로 식재료계에서 그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늙은 호박, 애호박, 단호박 등 유독 다양한 형태로, 호박은 우리 식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못 생겼다’는 편견 속에서도 맛과 영양만큼은 장동건 못잖게 잘난 호박의 효능을 소개한다. 


‘호박’을 소개합니다

‘호박’을 이야기할 때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림들이 다양하다. 길죽한 애호박, 초록색의 단호박, 크기부터 압도적인 누런 늙은 호박 등 다양한 종류의 호박들이 생각날테다. 세 가지 모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자주 먹는 호박들이다.

된장찌개의 필수 옵션이자 잔치상에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인 애호박은 호박 열매가 덜 자란 상태로 어린 호박, 젊은 호박이라고도 부른다. 푸른색의 긴형태를 띄고 있으며 장마가 끝난 후에 수확한 것이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와 C, 무기질이 많다. 비타민 A는 망막기능 강화, 시력에 좋고 탈모 예방에도 좋다.

단호박은 비타민 A와 각종 비타민, 탄수화물, 식이섬유,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칼로리가 낮지만 포만감이 높고 지방 함유랑은 0.29%에 불과해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비타민 A의 경우, 단호박 4분의 1을 섭취하면 일일 권장 섭취량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단호박껍질에는 같은 양의 우유보다 많은 칼슘을 함유,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특히 단호박은 베타카로틴의 좋은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기능을 원활히 해주고 피로해소,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가을 보약이란 별명을 가진 늙은 호박은 단호박과 마찬가지로 베타카로틴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이뇨작용이 뒤어나서 붓기를 빼는데 효과가 있다. 산모들이 출산 후 호박을 달인 호박물을 마시기도 한다. 단호박도 죽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지만, 늙은 호박으로 죽을 만들면 더욱 깊은 맛이 난다. 수분이 풍부해 해독작용도 한다. 


맛있는 호박,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홍대 일대를 술렁이게 했던 하하의 ‘호박식혜’는 이름 그대로 호박과 식혜가 어우러져 궁극의 시너지를 자랑한다. 깊은 단 맛과 함께 간편하게 호박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갓 지은 밥에 짜낸 맑은 엿기름 부은 후 밥알이 뜰 때 쯤 호박과 함께 끍이면 호박식혜가 완성된다.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현대인의 아침을 책임져줄 영양만점 영양떡에도 호박을 넣으면 맛과 영양이 배가된다. 호박을 쪄서 으깨 쌀가루와 섞고 시루에 쪄주면 호박시루떡이 완성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호박영양떡을 구입해서 먹어도 좋다. 단호박의 경우 조리하지 않고 간단히 오븐에 굽거나 삶으면 칼로리 걱정없는 든든한 아침 대용식이 된다.

단호박의 속을 파내서 다양한 요리를 담아 한번더 오븐에 구워내는 단호박 요리도 추천할만하다. 찜과 함께 활용해도 좋고, 이탈리안 음식점들이 내놓고 있는 단호박에 담은 파스타 역시 집에서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 요리에 단 맛과 풍미를 더해주면서 ‘설거지(?)’ 걱정까지 없애주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호박, 잘 골라 오래 먹으려면

애호박은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녹색이 선명하고 광택이 있는 것이 좋다. 눌러서 탄력이 있어야 하고 꼭지는 마르지 않고 싱싱한 것을 고르자. 찌개에 두루두루 쓰이는 식재료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냉동보관하면 그때 그때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애호박은 수분이 잘 마른다. 때문에 남은 애호박을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활용할 계획이라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랩에 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단호박은 색이 짙고 무거운 것이 좋다. 꼭지가 말라 있는 것이 좋은데, 이는 후숙이 잘 된 호박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구입 후에는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냉장보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구입 후 최대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다. 요리를 하고도 단호박이 남았다면 삶거나 말려서 냉동보관하면 추후에 해동 후 여러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늙은 호박은 저장성이 좋아 장기 보관이 가능한데, 단호박과 마찬가지로 습기가 적고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을 권한다. 사용 후 남은 호박은 물기를 짜내 비닐팩에 담아 냉장보관하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말린 후 냉장보관하면 후에 죽이나 밥 등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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