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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장충동 족발 · 신당동 떡볶이…한민족 정착문화 담긴 ‘명물 거리’
먹거리 · 볼거리 넘쳐나는 또다른 한국의 이색거리
전국 거래량 80% 차지하기도 했던 종로 ‘귀금속거리’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상 골목 ‘황학동 벼룩시장’
응암동 하면 감자탕거리 · 원조 짜장면 인천 차이나타운
이름만으로 통하는 특색있는 거리…오늘도 관광객 북적


대한민국에는 유독 ‘거리’가 많다. ○○만 붙이면 다 말이 되고 의미가 통한다.

○○거리의 대부분은 한민족의 정착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음식과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 들어서는 상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물건을 팔면서 음식 말고도 특정 상품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적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거리, ○○골목들이 있다. 지면이 작아 모두 소개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신당동 하면 ‘떡볶이거리’=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떡볶이가게가 몰려 있는 ‘신당동 떡볶이거리’가 나온다. 신당동 떡볶이거리는 지난 1953년부터 골목길에 연탄불 하나 깔고 저렴하게 끼니를 때웠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로 떡볶이는 국민적 간식이 됐고, 아직까지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신당동 특유의 떡볶이 맛 때문에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으며,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여행 오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저렴한 국민간식으로 사랑받는 ‘신당동 떡볶이거리’

▶장충동 족발거리=1960년대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이 일본 프로레슬러들을 격파하며 국민적 한(恨)을 풀어줬을 때 시합이 열렸던 장충체육관이 들썩이고 경기를 보고 나온 이들은 장충동에서 족발에 소주를 마시며 목청을 높였다.

그때부터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한 장충동 족발거리.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입맛을 모두 책임져왔다.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족발거리가 보인다. 물론 간판에 너도나도 ‘원조’라는 단어를 붙여 놔 누가 원조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다. ‘장충동 족발’ 자체가 원조이기 때문에 장충동에 들러 그 어떤 집에 들어가 족발을 시켜 먹어도 큰 후회는 없다.

▶종로 귀금속거리=서울 종로2~3가의 각종 귀금속 도ㆍ소매업체가 쭉 늘어선 거리를 말한다. 도매점이든, 소매점이든 개인이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고, 각 지방으로 팔려가는 매물들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시중 백화점 등지보다 최대 3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1960년대 종로4가부터 점포가 들어섰던 귀금속거리는 1980년대의 증가세를 거쳐 2003년께에는 전국 귀금속 거래량의 80%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세월이 지나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결혼예물 등은 꼭 종로 귀금속거리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

최근에는 중국 부유층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고, 젊은 층도 커플링을 맞추러 오는 등 수요층의 변화가 다양해졌다.

귀금속상가는 귀금속의 종류는 물론 가격대도 다양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줄 수 있다.

▶빈대떡ㆍ순대ㆍ막걸리…광장시장=지난 1905년 7월 5일부터 100년가량의 긴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종로 광장시장. 요즘에는 저렴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일 정도다. 값싸고 양이 푸짐한 것은 물론, 한국 서민들의 먹거리를 경험해본다는 차원에서 한국인 손님들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 또 광장시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푸짐한 인심은 덤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5가 9ㆍ10번 출구로 나오면 광장시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무더위면 어떠랴? 여름이니 땀을 흘리는 것이고, 땀을 흘리면서 음식을 먹는 게 오히려 한국다운 모습이다.

100년 긴 역사 이어온 ‘광장시장’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황학동 벼룩시장=6ㆍ25전쟁 이후 쏟아진 고물들을 주워서 팔던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진 골동품시장으로 유명한 황학동 벼룩시장. 최근에는 동대문 풍물시장이나 동묘앞역 근처로 황학동 벼룩시장의 범위가 퍼져 그 규모는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고서ㆍ불상ㆍ카메라ㆍ시계ㆍLP 전축ㆍ타자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군(軍) 시절 추억이 남은 이들에게는 밀리터리용품들을, 야구를 좋아하는 올드 야구팬들에게는 MBC청룡, 해태타이거즈, 청보핀토스 같은 예전 팀들의 유니폼과 야구용품도 있다. 당연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장시장을 들렀다가 찾는 명소가 됐다.

▶음메~ 소 우는 소리는 없지만…마장동 축산물시장=언제나 신선한 소ㆍ돼지가 도축 즉시 배송돼 판매되는 마장동 축산물시장. 볼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신선하고 품질 좋은 고기들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곱창 및 대창을 생으로 씻어서 걸어놓고 판매할 상품의 품질을 자랑하는 경우도 많다. 여름철에는 육류 비린내가 풍겨 비위가 약하다면 감히 마장동 축산물거리로 발길을 내딛지 말아야 한다. 인근에는 먹자골목이 들어서 있어 값싸게 소ㆍ돼지 등을 공급한다. 싱싱한 고기를 그대로 가져다 쓰기 때문에 육회ㆍ곱창 등이 유명하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고기 맛볼 수 있는 ‘마장동 축산물시장’

▶응암동 감자탕거리=그 유명하다던 응암동 감자탕거리. 과거에 비하면 감자탕집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때 수십 군데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대림시장 입구에 있는 몇 군데가 그나마 대림동 감자탕거리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감자탕이라는 이름에서 ‘감자’는 밭에서 캐내는 감자(potato) 때문이 아니라 돼지 등뼈 안쪽에 붙어 있는 물렁뼈 같은 노란 힘줄을 뜻한다. 다른 체인점 감자탕에 비해 육수가 진하고, 돼지 등뼈에 살이 많은 게 응암동 감자탕거리 식당들의 특징이다. 육수와 고기를 다 먹고 그 국물에 밥과 김, 김치 다진 것 등을 함께 넣어 볶음밥을 해먹으면 맛도 좋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서울 남대문시장 안쪽. 샛길로 들어가면 갈치골목이 있다. 골목길에 모여 있는 갈치조림집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 남대문에 갈치골목으로 불렸다. 고추장ㆍ고춧가루ㆍ마늘 등의 양념과 무를 넣은 갈치를 조려서 갈치조림을 내놓는다. 비닐봉지에 대충(?) 싼 듯한 김과 계란찜은 서비스다.

간장게장 등을 밥도둑이라 하지만, 남대문 갈치조림을 맛본 이들은 절대 밥도둑을 간장게장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밥도둑은 바로 갈치조림이라고 한다. 중독성이 강한 맛 때문에 허름한 남대문시장 뒷골목, 공간이 좁고 천장도 낮은 곳에서 식사를 하지만 또 찾게 된다.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서울 광화문 네거리에만 이순신동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남 여수 중앙동에 가면 이순신동상이 또 있다. 지난 2010년 3월 27일 여수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 장군의 이름을 땄고, ‘여수 이순신광장’이라고 명했다. 주변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뿐 아니라 거북선도 있다. 공원도 꾸며져 있어 주변을 거닐며 임진왜란과 충무공의 공적이 적힌 비석 등을 바라볼 수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지난 1883년 인천항 개항 때부터 화교들이 정착하기 시작해 1930년께 한ㆍ중 수교 단절 전까지 발전해온 거리로 유명하다. 중국 청나라 특유의 중국요리들이 유명하다. 예부터 인천에는 한국의 짜장면이 최초로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원조’ 중국요리집인 ‘공화춘’이 유명하다. ‘원조 공화춘’도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많다. 차이나타운의 입구부터 중국식 건축물들이 많아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한다. 근처를 걷다 보면 어느새 삼국지 벽화거리에 들어선다. 삼국지의 유명한 장면들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는 벽화들이다. 도원결의와 적벽대전의 한 장면들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동양 사상의 원류인 공자를 기리기 위한 공자상도 찾을 수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갈 수 있다.

허연회ㆍ강대한 인턴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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