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가 있다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발언은 해프닝으로 끝날 전망이다.

류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에 들어갔다고 해석될 수 있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의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갱도에서 인원과 차량이 왔다갔다하고 있어 4차 핵실험의 징후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묻자 “그런 징후가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답변한 것.

류 장관은 이어 “정보와 관련된 것이므로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류 장관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연일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이 4차 핵실험 감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급확산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풍계리 남쪽갱도에서 차량과 물자, 인원의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차 핵실험 준비는 아니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지난번 3차 핵실험을 했을 때 서쪽갱도와 남쪽갱도를 다 준비한 상태에서 서쪽갱도에서만 핵실험을 했다”며 “항시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인데 차량과 물자, 인원의 움직임 징후는 핵실험과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통일부와 국방부간 정보공유 및 판단에서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회 외통위에서 “국방부는 ‘핵실험 징후가 아니다’고 밝혔는데 류 장관이 답변을 잘못한 것이냐, 국방부가 잘못한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류 장관은 이날 오후 “그런 징후에 동의해 말한 적은 없다”면서 “윤 의원이 ‘그러한 징후가 있다’고 말한 직후 한 질문에 내 의도와 관계없이 나간 것 아닌가 싶다”며 오전 발언을 번복했다.

통일부도 “류 장관이 윤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징후’라는 표현을 썼으나 북한이 계속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해왔고 정책적 결정만 내리면 할 수 있다는 평가의 연장선상에서 한 말”이라며 “현재 핵실험의 이상징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반도 위기지수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남북관계 주무부서의 장관으로서 세심함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 안팎에선 학자 출신으로 취임한지 한 달도 안 된 류 장관의 미숙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해프닝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