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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개발, 자금난ㆍ출자사간 갈등ㆍ정부 외면…‘첩첩산중’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긴급 자금 지원으로 열흘여의 시간은 벌었지만 좌초 위기는 여전하다.

1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용산개발 사업은 코레일의 지급보증으로 64억원이 들어오면 이달 25일까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25일부터 갚아야 할 금융비용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

특히 용산개발 사업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정부와 서울시가 ‘개입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용산업무지구에 대한 개발구역지정 해제 시기도 한달 앞으로 다가와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자금난 속 출자사 간 ‘갈등’ 여전

일단 위기를 넘긴 용산개발 사업은 단기 자금 수혈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오는 12일과 14일 총 63억원의 금융이자를 갚고 나면 잔액은 10억원만 남는다. 이후 갚아야 할 금융비용 만기는 25일 32억원, 27일 122억원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4월 말까지 5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8일 마감한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청약에는 출자사들 모두 불참했다.

더구나 용산개발 사업의 출자사들은 자금 지원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특단의 해법을 기대하기 힘들다. 시행사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물산이 쥐고 있는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반환과 주주협약서 변경 등을 논의한다.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지급보증 지원 대신 시공권 포기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애초 코레일과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 간 갈등이 코레일-삼성물산 간 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코레일에 대한 롯데관광개발 측의 반발도 여전하다. 한 관계자는 “출자사들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힘을 합쳐도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경전만 펼치고 있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용산개발 ‘구역지정 해제’도 임박

자금을 마련해 시간을 더 벌더라도 용산개발 사업은 다음 달 또 다른 고비를 맞는다. 도시개발법상 개발구역 지정 후 3년 내 서울시에 ‘실시계획인가’를 접수하지 않으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역 지정이 자동 해제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역은 2010년 4월22일에 지정된 만큼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시에 인가 접수를 해야 자동해제를 피할 수 있다.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측은 일단 기한 내 실시계획인가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자금 부족으로 사업 자체가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어 인가신청 여부는 사태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드림허브 측 관계자는 “실시계획인가를 내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 21일 전까지 실시계획인가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용산개발 사업과 관련해 실시계획 인가가 접수되는대로 심사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용산개발 사업 규모가 워낙 큰데다 서울에서 추진되는 민간개발사업으로는 처음이어서 심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심사 기간도 상당 기간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서로 뒷짐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용산개발 사업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도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용산개발 사업 해결을 위한 정부 협의체 구성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일단 국토부 중심 협의체 구성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간 주도 사업에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출자사들이 협의해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가 개입하면 자칫 정부가 공기업에 재정을 투입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면서 “당사자 해결이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선 모니터링만 하고 있다”면서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정부 개입 여부 등에 대해 먼저 정리를 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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