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새로운 공사를 힘들게 따내도 보증을 서주는 금융기관이 없어 공사를 맡을 수 없습니다. 추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중이거나 법정관리중인 건설사들이 어렵게 공사를 수주해도 보증을 받지 못하거나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최근 시공능력 150위권이내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건설업체 23개사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구조조정중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신규 수주를 위한 보증의 어려움(34.9%)’과 ‘추가자금조달의 어려움(34.9%)’을 꼽았다고 31일 밝혔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전후해 경영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분양시장의 급격한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31.8%)’, ‘과다한 PF사업 추진에 따른 잠재부실 증가(25.0%)’ 등을 지목했다. 과반수 이상의 건설사들이 주택·부동산시장 위축(외부적 요인)이 경영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설사들은 또 이같은 위기에 대한 자구노력 질문에 대해 ‘보유자산의 매각(39.1%)’, ‘인력감축(23.9%’ 및 ‘경비 등 원가절감(21.7%)’ 등 단기간에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선호했다. 23개업체들의 상시종업원 현황을 살펴보면, 2107년 1만1503명이던 상시종업원이 ’12년 상반기에는 8113명으로 29.%나 감소하는 등 상당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애로사항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공공공사 수주를 위한 여건 개선’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건설공제조합·서울보증보험 등 ‘보증기관의 보증제한(한도, 건수) 완화(58.1%)’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ㄷ음은 ‘공공공사 입찰시 입찰참여 배제 완화(19.4%)’ 등 정상적인 수주활동 보장을 지목했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은 문제지만 구조조정을 착실히 수행해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대해 채권단이나 보증기관 등에서 발목을 잡는 것 역시 문제”라며 “어렵게 수주한 공사를 보증때문에 날려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이와 관련, “빠른 결단이 가장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과제는 구제대상이라면 회생할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하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차원의 컨트롤 타워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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