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런던 은행간 금리인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 조작 혐의와 관련해 미국 및 영국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10억달러(1조730억원 상당)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이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UBS와 두 나라 감독 당국이 벌금 수준에 대한 합의해 근접했으며 다음 주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억달러 이상의 벌금은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던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가 지난 6월 당국과 합의한 벌금 4억5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UBS의 이번 합의 대상에는 미국 법무부를 비롯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영국재정청·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이 포함된다. UBS는 먼저 리보조작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CFTC 및 법무부와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은 실제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지만 불법 거래로 얻은 수익에 대해 포기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UBS는 지난 2009년 규제당국이 정보를 요구하자 처음으로 내부 조사를 실시하고 2010년에는 이메일을 비롯한 관련 정보를 규제 당국에 제출했다. UBS는 이같은 조사 협조를 통해 독점금지 등의 제재에 대해 조건적 면제와 감면을 받았다. UBS는 리보 조작 조사가 실시된 이후 혐의가 밝혀진 트레이더 20명을 해고했다.

WSJ는 리보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는 다른 은행에도 조만간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리보 조작과 관련해 미국, 영국 등의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은행은 10여 곳이 넘는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내년 2월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은행들끼리 단기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금리, 학자금 융자 등 대출 금리 전반에 영향을 준다. UBS 등 조사 대상 은행들은 수익 강화를 목적으로 리보에 영향을 주는 금리를 허위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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