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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크카드 해외온라인 결제 먹통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2장의 체크카드를 사용하던 대학원생 K씨(26)는 얼마전 2개의 체크카드를 더 발급받았다. 기존에 갖고 있던 삼성 체크카드와 KB국민체크카드가 앱스토어나 아마존 등 해외온라인쇼핑엔 먹통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체국 에버리치 체크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인터넷 창에는 ‘등록 오류’ 메세지만 반복됐고, 결국 해외결제서비스를 주력기능으로 내세운 한 체크카드를 발급받고서야 온라인쇼핑을 할 수 있었다. K씨는 “아직도 해외온라인결제가 안되는 체크카드가 많은데다 카드사 직원들도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것 같다”며 “컴퓨터에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서야 결제가능 여부를 알 수 있을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부가 체크카드 사용을 강력히 권장하고 나섰지만,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에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속도는 신용카드에 비해 월등히 느리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해외온라인결제 서비스로, 카드사마다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중에서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아마존 등 주요 해외온라인사이트에서 구매가능한 체크카드는 한 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몇 신용카드는 해외온라인결제가 가능하도록 VISA(비자)나 Master(마스터)와 가맹했지만, 체크카드는 아직 Maestro(마에스트로) 밖에 없어 대부분 비자나 마스터와 가맹하고 있는 해외사이트들에서 무용지물이다. KB카드 측은 연내에 비자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비자 브랜드로 발급하는 체크카드 상품이 일부 있지만, 해외 인터넷가맹점에서는 결제할 수 없다. 현대카드는 발급하는 체크카드가 전부 국내전용으로 해외 사용이 아예 불가능하다.

우리은행은 발급되는 체크카드 중 약 30%가 해외결제가 가능하고, 해외 결제 사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 NH농협에서 발급되는 대부분의 비자 가맹 체크카드는 해외 온라인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의 해외온라인사이트 이용이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품종 등의 이유로 의류, 서적, 음반 등을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구매’하는 소비자는 급증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개인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업종별 국외 사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온라인 주문과 관련된 업종은 977억3000만원으로 2년 전보다 56.7%증가했다.

이보다 더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히 들어와있는 해외온라인결제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유료어플을 구입할 때 반드시 해외온라인결제 가능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앞서 기술한 해외결제가 불가능한 체크카드를 가진 사용자라면, 어떤 종류의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유료 어플을 구매할 수 없는 셈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올해 9월 기준으로 3100만명에 달해 국내 경제활동인구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 수익이 떨어지는 체크카드에 대한 서비스 확대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한다지만,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은 아직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간 간격이 상당한 셈이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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