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After 스마트라이프 15회>스마트 선거
한국과 미국은 지금 대선이 최고의 관심사다. 미국은 11월 6일, 한국은 12월 19일로 선거일까지 불과 한달여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들의 대권을 향한 공방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얼마 전 미국 대선 2차 TV토론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공화당 후보는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는데, 이를 지켜 본 미국 국민들은 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외치는가 하면, 롬니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4년간의 행적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를 지켜 본 시청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 두 사람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속시원히 밝혀 줄 진실의 거울은 없을까?”

지난 2008년 미국 대선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적극 활용됐다. 당시 오바마 후보는 모든 SNS를 직접 관리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며 공약을 알렸고, 그 결과는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게 ‘모바일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Obama for America’와 ‘Romney-Ryan’이라는 앱을 선보여 각 후보들의 일정과 공약 내용, 홍보 동영상 등을 제공하고, 선거자금 기부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앱을 통해서라면 두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공약과 생각이 어떤 것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 모바일앱은 이번 대선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모바일앱이 대선 후보의 홍보용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공약의 진실 여부를 밝혀주는 감시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홍보광고 서치 앱 ‘Super Pac’과 ‘Ad Hawk’>           <자료: 각 사 HP>

미국 MIT 미디어랩 연구소는 ‘수퍼팩(Super Pac)’, 비영리법인 선라이트 재단은 ‘애드호크(Ad Hawk)’라는 앱을 각각 개발했는데, 이 앱은 TV나 인터넷상에서 방송되는 대선 홍보 광고를 데이터베이스(DB) 매칭해 광고의 스폰서가 누구이고, 광고 내용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 지를 유저들에게 알려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TV에서 대선 후보의 홍보 광고가 방영되면 검색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앱은 홍보 광고가 어느 당의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광고이고, 광고의 스폰서가 누구이며 기부액이 얼마나 모였는지 알려준다. 이 시스템은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을 바로 찾아 알려주는 음악검색 앱 ‘샤잠(Shazam)’이나 ‘사운드하운드(Sound Hound)’와 같은 원리다. 수퍼팩은 정치 공약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사이트 ‘팩트체크’와 ‘폴리티팩트’와도 연계해 광고 내용에 허위가 있는 지의 여부까지도 알려준다. 공약에 조금이라도 과장되거나 거짓된 내용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것이다.

심지어는 대선 공약이 유권자 개개인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계산해주는 앱까지 등장했다. 이 앱은 급여와 기타 수입, 세금 등의 자료를 입력하면 오바마와 롬니 양 후보가 각각 차기 대통령이 됐을 때 내야 하는 각종 세금과 예산 편성 등으로 얻게 되는 이익이나 손실을 계산해 보여 준다.

스마트폰이 국민들의 새로운 눈과 귀로 자리잡으면서 이제 대선 후보들은 주먹구구식의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기보다 유권자에게 얼마나 이득이 있는지 정량화해 투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해진 국민들은 스마트한 후보에게 언제든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질 준비가 돼 있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kimjaepil@kt.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