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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카드가 꼭 사각이어야해?” 돈냄새 지운 금융, 고객의 삶도 바꾸다
금융권에도 부는 디자인 바람
하나銀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영업점 최초 ‘IDEA 어워드’ 동상
예술과 만난 신용카드도 무한변신

고정관념 벗고 더 친숙하게…
단순 재무설계 넘어 ‘행복 디자인’



금융권에 디자인 바람이 거세다. 돈이 오가는 무형의 재화인 금융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쉽고 친숙하게, 그러면서도 고급스럽게 표현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은행들은 고객과 마주하는 점포를 단순한 은행 창구가 아닌 문화가 흐르는 디자인의 경연장으로 꾸미고 있다. 신용카드도 각지게 네모반듯한 모양을 벗어던지고 하나의 작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외형의 변화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디자인해 주는’ 곳으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재즈가 흐르고 커피향이 나는…은행 점포의 무한 변신=시중은행들은 다소 딱딱한 분위기였던 은행 점포를 최근 일신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직장인, 장년층 등 특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점포가 등장하면서 점포 디자인도 변모 중이다.

서울 명동에 자리잡은 하나은행의 ‘명동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는 금융과 환경, 사회공헌에 대한 메시지를 조화롭게 접목시키고 있다. 외관부터 전통 재료인 백자와 첨단 재료인 LED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는 고객들과 건물외관 전체가 상호 작용하는 빛의 표현이 눈길을 끈다. 이 점포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행 영업점 공간 디자인에 대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DEA 디자인 어워드 2011’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영업점 공간 디자인으로‘ IDEA 디자인 어워드 2011’ 동상을 수상한 하나은행의 명동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하나은행은 지난해 문을 연 강남PB센터와 올해 6월 오픈한 부산 마린PB센터 등에 유명 건축가인 김백선 씨, 장순각 한양대 교수 등을 참여시켜 은행 공간에 예술성을 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학생 및 직장인을 겨냥한 특화점포에 구태의연한 금융기관의 이미지를 벗어난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대학생을 겨냥한 KB국민은행의 신개념 점포인 ‘樂star(락스타)’는 기존 은행 점포와 달리 마치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이 들도록 획기적으로 꾸몄다. 또 지난 10일 서울 테헤란로에 처음 문을 연 ‘30~40대 직장인 중심 특화점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내부 상담 공간 및 커피머신, 태블릿PC, 노트북 등이 설치된 ‘직장인 쉼터’ 공간 등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이미지(CI) 색을 활용했다. 입ㆍ출금 창구의 경우 진취적인 젊음을 표현하기 위해 블루 계통을 사용하고 프리미엄 라운지는 골드 계통으로 고급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산은금융그룹도 21세기형 영업 점포로 ‘쿨 카페’를 마련했다. 영업점포를 고객들이 편안히 쉬면서 차분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멋진(Cool) 공간(Cafe)’으로 창조하자는 것이다.

은행들은 더 나아가 디자인의 외형적 접목을 넘어 ‘브랜드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말 은퇴설계 전문인력 양성과 은퇴전용 상품을 위해 ‘행복 디자인센터’를 열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행복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의 재무적인 면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면까지 관리하고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① 네모 형태를 벗어난 신한 용맹이 기프트 카드. ② 숫자를 바탕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인 삼성 숫자카드. ③ 고객이 선택한 작가의 작품으로 카드를 디자인하는 ‘신한갤러리S’카드. ④ 최첨단신소재인‘ 리퀴드 메탈(Liquid metal)’로 제작한 현대카드‘ 블랙(Black)’

▶ ‘Art(예술)’ 접목한 신용카드=마그네틱 선을 감추고 ‘각’을 강조한 카드, 복잡한 카드 이름 대신 숫자를 내세운 카드, 동물 모양의 신용카드가 등장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카드 디자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는 매년 12간지 모양을 본 뜬 ‘프리폼(Free Form) 카드’를 내놓는다. 프리폼 카드는 일반적인 사각 형태를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카드다. 용의 해인 올해는 ‘용맹이’ 기프트 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또 5명의 작가 및 1개 아티스트 그룹의 미술작품 70점 가운데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갤러리S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주력상품인 ‘숫자카드’는 복잡한 개별상품 이름 중심의 카드 디자인을 버리고, 숫자를 바탕으로 심플한 디자인을 내세웠다. 복잡하게 꾸미지 않고 카드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을 알도록 했다는 상품 콘셉트를 디자인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현대카드는 항공기로 사용되는 첨단금속인 하이퍼두랄루민 소재이면서 눈에 확 띄는 색채를 입힌 ‘잇(it) 카드’를 출시했다. 서비스 내용 등이 아닌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에는 VVIP(초우량고객)카드에만 쓰였던 재질이다.

NH농협카드도 ‘채움 테이크5’에 나노메탈 소재를 사용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획일적인 카드 디자인을 기피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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