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日, 엔화 강세로 세대 간 갈등 심화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엔화 강세가 일본의 세대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물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노년층은 엔고를 반기지만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엔고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저가 제품들이 일본으로 대량 수입돼 물가를 낮춘다.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은퇴 후 연금과 저축으로 살아가는 노년층은 생활 형편이 나아진다.

반면 TV, 메모리칩 등 주요 수출품의 해외 판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수출에 타격을 입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정부가 개입해 엔고를 완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정책을 쓰지 않고 엔고를 방관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정부가 갈수록 늘어가는 노년층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는 가운데 은퇴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넘는 상황이다. 이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하라다 유타가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엔고 및 디플레이션을 방치함에 따라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노년층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본이 치러야 하는 대가도 적지 않다. 일본을 떠나 해외로 기반을 옮기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20년 이상 지속된 일본의 불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NYT는 “과거에 잘 나가던 일본이 최근 고전하는 것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 기업가 정신의 부재, 중국의 값싼 노동력 유입 때문이기도 하지만 엔고의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