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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 왜 기억되지 않을까”…기업들‘드림’서 답을 찾다
[연중기획-With me - 부자의 자격 新리세스오블리주] <12> 대학생 기업나눔 토론회
저소득층에 평등한 기회 제공…시혜자 아닌 수혜자 중심 접근

삼성 방과후 학교운영·현대차 농어촌 학생에 매년 40억 장학금

LG 대학생 대상 ‘드림챌린지’ 사업·두산 임직원 91명 멘토 활동




최근 소비자포럼이 주최한 사회공헌 콘퍼런스에서 대학생이 주축이 된 소비자가 기업의 나눔에 대해 토론회를 가졌다. 국내에서 소비자가 기업나눔을 재단하고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토론회에서의 결론은 ‘국내 기업은 사회공헌에 막대한 돈을 쓴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메시지는 기업 사회공헌팀에도 간단치 않은 의미를 전달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이 같은 고객의 평가를 기업도 인정한다. 기업 나눔의 방향에 대해 고민, 또 고민하면서 왜 ‘우리 기업의 나눔이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기업 나눔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로 ‘드림(Dream)’이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계층의 청소년, 상대적으로 소외된 청소년, 누군가 도움의 손길이 있다면 얼마든지 미래 새싹으로 자랄 수 있는 우리 시대 꿈나무에 ‘드림’을 준다는 콘셉트다.

기업뿐만 아니다.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재계단체도 교육기부나 기업가정신 탐방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면서 꿈나무에게 희망을 주고, 이들을 미래 세대의 주역으로 육성키 위한 프로젝트의 문도 활짝 개방했다. 전 사회의 나눔 핵심코드가 바로 ‘드림’으로 집약되고 있는 것이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청소년이나 미래 세대에 꿈을 주는 것은 본질적인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며 “현재까지 다양하고도 특화된 나눔이 많이 있지만 우리사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고, 맑게 발전시킬 수 있는 나눔은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는 것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그 내용 자체도 변하고 있다.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생활비를 보조하거나 식료품을 주는 등 시혜적 차원에서 벗어나 이들이 희망을 갖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미래’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현실의 벽으로 좌절을 경험할 수 있는 저소득층 학생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급증세다. 

물론 기업의 이런 지원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나눔 관점이 좀더 장기적으로 전환됐다는 점, 그리고 기업 중심의 시각에서 수혜자 중심으로 변환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두산인프라코어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미래 성장동력인 청소년과 청년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회 전체적인 선(善)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기회 제공 ▷멘토 매칭(matching) ▷전문인력 육성 ▷희귀질환 치료 지원 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육이 바로 드림=저소득층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바로 ‘교육기부’를 통해서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의 교육기부 활동은 많은 저소득층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기가 넘친다.

삼성그룹은 지난 3월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21개 도시에서 방과후학교(드림클래스)를 열고 있다. 현재 115개 중학교 학생 4601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평균 출석률이 81.1%나 될 정도로 호응이 높다. 이 방과후교실의 강사는 교사가 아니라 대학생이 담당한다. 전국 32개 대학 1351명의 대학생이 강사로 뛰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 사업이 저소득층 중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등록금이 필요한 대학생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재단을 통해 농ㆍ산ㆍ어촌 초등생과 중등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예체능과 특기적성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올해부터 이 사업에 매년 4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교육과 장학사업을 병행하는 이 ‘온드림스쿨(on Dream School)’에는 사회적 관심이 크다.

▶멘토가 바로 드림=기업은 또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삶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멘토’를 제공하기도 한다. 경험의 폭이 좁은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롤모델은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 TV 속의 연예인이 전부다. 따라서 그들의 꿈도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은 꿈나무에게 보다 다양한 롤모델을 제시, 꿈의 폭을 확장시키고 있다.

LG그룹은 대학생 새내기를 대상으로 ‘드림챌린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 임직원이 새내기의 멘토가 돼 2박3일간 캠프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난으로 꿈을 잃어가는 2030세대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이 사업을 마련했다고 LG는 설명했다.

LG그룹 계열사인 LG이노텍 임직원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라이프 코치로 나서는 희망 멘토링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드림스쿨’을 진행 중이다. 4개 지역 중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91명의 임직원이 멘토로 나선다. 드림스쿨은 일상에서 존재하는 우리 주변의 선배도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회사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꿈나무의 ‘드림’을 위해 무상으로 쏟아붓는 기업도 많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환경 및 에너지 전문지식을 활용해 온라인 ‘꿈나무 푸른교실’과 오프라인 ‘찾아가는 환경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교사를 대상으로 환경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 중이다. 미래의 환경인재를 삼성엔지니어링이 일부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커 보인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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