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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장 바닥 생각없이 저벅저벅…무좀균은 어쩌시려고요?
축축한 바닥 맨발로 걸어다니면
미세한 상처 통해 전염되기 쉬워
깨끗한 물로 수시로 닦아줘야

샌들에 양말 신는게 발건강엔 좋아
땀 찼다 싶을 때마다 갈아신어야

식초·빙초산 이용한 민간요법
화상·2차감염 등 더 큰 부작용 초래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반바지를 입고 패션쇼 무대에 올라 화제였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지혜롭게 이겨보자는 ‘쿨비즈’ 운동 덕분에 공무원들의 반바지 차림이 낯설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신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구두를 신을 수도 없고, 꿈틀대는 발가락이 다 보이는 샌들도 민망하다. 나름 절충안이랍시고 샌들에 양말을 신었다가는 젊은 여직원들에게 당장 비호감으로 찍힐 수 있다. 그러나 피부과 의사가 보기에 샌들에 양말을 신는 건 현명한 선택이다. 무좀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면.

▶발의 미세한 상처, 무좀 부른다= 무좀은 진균(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백선을 말하며, 흔히 발에 발생하는 족부백선을 일컫는다. 피부과를 찾는 환자의 10~15%가 무좀 때문일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무좀은 발에 땀이 차 생긴다고 알고 있다. 잘 씻지 않아 생기는 ‘냄새 나는 더러운 병’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이 밖에도 잘못된 보행 습관 등으로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나면 다른 사람의 족부백선에서 떨어져 나온 피부 각질을 통해 무좀균이 옮을 수 있다. 무좀도 전염이 된다는 것이다. 무좀균이 쉽게 옮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수영장이다. 축축한 바닥엔 무좀균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곳을 맨발로 걸어다니면 기계적 자극이 발 피부에 가해지게 되고, 마찰성 수포가 생겨 무좀에 걸리기 쉽다.

때문에 수영장에선 깨끗한 물로 발을 자주 닦는 것이 좋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샌들을 신을 땐 가급적 양말을 신는 것이 무좀균 침입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편안한 쿠션감이 있는 샌들도 발 피부에 가하는 자극을 덜어준다. 샌들을 여러 개 마련해 자주 갈아 신으며 실외에서 뽀송뽀송하게 건조시켜 줘야 한다. 땀이 유난히 많은 사람이라면 양말도 몇 개 갖고 다니면서 땀이 찼다 싶을 때마다 갈아 신어주는 것이 좋다.

구두나 운동화 역시 평소 건조에 신경을 써야 하며, 깔창을 자주 세탁해주면 무좀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좀의 증상= 무좀은 한포진이나 습진 등 다른 피부질환과 구별이 어렵다. 또한 무좀의 상태와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흔히 무좀은 발가락 사이사이에 나는 지간형과 작은 물집이 생기는 소수포형, 각질이 두꺼워지는 각화형으로 나뉜다.

지간형은 특히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사이에 잘 생긴다. 가려움이 심하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피부는 하얗게 변하면서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며 마르면 각질이 보인다. 심하면 발바닥까지 퍼진다.

발바닥이나 발 옆에 작은 물집이 생기는 소수포형은 물집이 만들어질 때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다. 특히 여름에 땀이 많이 나면 악화된다. 가렵다고 마구 긁으면 상처가 남는다. 각화형은 자각 증상이 별로 없어 만성화되기 쉽다.

이러한 증상은 복합적으로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간형과 소수포형은 긁거나 잘못된 치료를 하면 환부가 손상돼 세균 감염을 일으켜 림프관염ㆍ림프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애꿎은 손에 백선진이 생길 수 있다. 

무좀은 불결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긴다는 편견 탓에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그릇된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요법은 절대 안 돼= 발에 생긴 무좀은 심한 상태가 아니라면 한두 달 약을 바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가려움이 사라지고 눈으로 보기에 멀쩡하다고 해서 완치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무좀은 증상도 다양하고 다른 피부질환과 혼동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만약 흔한 질병이라고 가볍게 여기거나 드러내놓고 치료받기가 부끄러워 민간요법에 의존했다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잘못된 민간요법의 대표적인 것이 살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초나 빙초산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늘을 바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 화상을 불러올 수 있고, 2차 감염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상태가 심하게 악화되면 피부 이식을 받거나 장기간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무좀을 빨리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강한 각질용해제(껍질 벗기는 약)를 무좀에 바르면 병변 부위의 피부가 제거돼 가려움증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극성 피부염이나 2차 세균 감염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무좀을 습진으로 오인해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는 것도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재발의 위험이 있는 만큼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항상 발을 깨끗하게 씻는 것은 물론,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무좀을 예방하는 것도 좋다.

[도움=김혜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서수홍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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