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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음료에 빠진 학생들…판매량 1년새 20배 폭증
“각성효과” 중고생·대학생 주소비층
시험기간 4~6월엔 수요 급증
소화불량·불면증·신경과민 부작용


서울 모 대학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여대생 A(24) 씨. 졸업을 한 학기 앞둔 그는 요즘 코앞에 닥친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A 씨는 지난주부터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며 하루 평균 커피 1잔, 에너지음료 2~3캔을 마시고 있다. 그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까진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앞둔 중ㆍ고교생과 대학생의 에너지음료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에너지음료가 각성 효과가 높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늦은 시간까지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에너지음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셈이다.

본지가 편의점업체 GS25와 보광훼미리마트에 의뢰해 전국 대학 인근 점포의 에너지음료 판매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율이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시험기간이 포함된 4, 6월엔 그 증가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GS25에 따르면 대학가 인근 점포 50곳의 에너지음료 판매실적은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월 384.3%, 2월 438.2%, 3월 821.1%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중간고사 기간이 포함된 4월엔 무려 1316.5%까지 늘었다. GS25 관계자는 “전국 점포를 기준으로 보면 판매량이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경우도 대학 내 154개 점포 매출을 분석한 결과, 기말고사를 앞둔 6월 초 매출이 5월 마지막 주 대비 9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에너지음료의 과다 복용은 신경과민, 불면증,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에너지음료 한 캔(250~473㎖)에는 평균 62.5~164㎎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카페인의 일일섭취량으로 성인 400㎎, 청소년(체중 50㎏ 기준) 125㎎을 권장하고 있다.

유경숙 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2008년 독일에서는 고함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음료에 대해 담배와 비슷한 수준의 경고 표시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며 “지속적인 카페인 섭취는 중독으로 이어져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식약청도 관계법령 개정을 통해 내년 1월부터 1㎖당 0.15㎎ 이상 함유된 액상음료(차ㆍ커피 제외)에는 ‘고카페인 함유’ 표시 및 어린이, 임산부의 경우 섭취 자제 주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바 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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