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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축 이행약속 파기 치프라스 총재의 무책임…“재총선 승리땐 구제금융조건 폐기” 천명
“재총선 승리땐 구제금융조건 폐기” 천명
EU당국은 “긴축없인 구제금융 없다” 벼랑끝 대결 관심집중



그리스 정당 역사상 최연소 당 총재.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원내 2당으로 끌어올리며 정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인물. 38세에 불과한 신진 정치인이지만 그의 행보에는 거침없다. 바로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총재다. 그가 ‘긴축거부’와 ‘유로존 잔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총선을 나흘 앞둔 13일 치프라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나아가 세계경제의 운명을 뒤흔들 핵으로 부상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이미 합의된 구제금융 조건을 폐기할 것임을 거듭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지난 3월 2차 구제금융 때 받아든 긴축안이 가혹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엔 재정적자와 금융권 부채규모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이 수반됐다. 이 안은 최저임금 22% 삭감과 연금 삭감, 공무원 연내 1만5000명 감원 등을 통해 올해에만 33억유로(그리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2015년까지 모두 130억유로(약 19조원)를 줄이는 조치다. 은행 구제금융 1000억유로를 별다른 긴축조치 없이 받은 스페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일련의 긴축으로 올해 1분기 그리스 경제는 -6.5%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한파에 지친 시민들은 ‘긴축폐기’를 강력히 주장한 정치인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정작 그에겐 ‘구제금융거부’가 곧바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EU 테두리를 벗어난 나라는 없다. 전인미답인 셈이다. 이 경우 그리스는 자력으로 나랏빚과 은행빚을 갚아야 한다. 그리스의 경제ㆍ산업 연구재단(FEIR)은 이 같은 조치는 곧바로 그리스에 큰 충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발행된 자체통화(드라크마)의 유로화 대비 가치는 그리스의 EU 가입 이전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다. 그리스 경제가 끝없이 추락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처럼 사정이 불안한 다른 나라들도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자금 엑소더스’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것이다. 물론 치프라스는 “집권해도 유로존에 잔류하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다. 이는 선거승리를 위한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도 있다. 그는 과연 ‘긴축 없이는 구제금융도 없다’는 독일을 위시한 EU 당국과의 벼랑 끝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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